상장사 실적부진에 '목표주가' 줄하향

이달 하향조정 리포트 588건
작년 11월 685건 이후 최대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기업들의 실적 부진에 증시 약세까지 이어지면서 상장 기업들의 목표주가가 줄줄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당분간 시장 반등을 낙관하긴 어려운 상황인 데다 3분기 경영실적 전망도 좋지 않아 기업들의 목표주가는 더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일까지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된 종목 리포트 건수는 588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685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아직 8월이 끝나지 상황에서 올해 월평균 253건을 두 배 이상 웃도는 규모다.

이달 들어 목표주가 하향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부진 때문이다. 기업들이 줄줄이 부진한 2분기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증권사들은 이를 반영해 목표주가 조정에 나선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55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09% 감소했다. 2분기 실적은 어닝 쇼크를 기록했던 1분기보다 악화됐다. 2분기 영업이익은 27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2.57% 줄었다. 특히 올 상반기에 코스피 상장사 10곳 중 2곳 이상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적자를 낸 기업은 141개사로 전체의 24.5%를 차지했다.

실적 부진은 곧 목표주가 하향으로 이어졌다. 한일 갈등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실적이 부진했던 항공주들의 목표주가가 대거 하향 조정됐으며, 2분기에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를 비롯해 실적이 부진한 유통주들도 줄줄이 목표주가 하향 대열에 합류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대한항공의 목표주가를 기존 3만600원에서 3만1000원으로, KB증권은 제주항공의 목표주가를 기존 3만5000원에서 2만6000원으로 각각 낮췄다. 대신증권은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의 목표주가를 각각 8.6%, 27.5% 하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도 대한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의 목표주가를 내렸다.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엔터주들의 목표주가도 대거 하향 조정됐다. 7개 증권사가 지난 16일 일제히 에스엠의 목표주가를 낮췄으며 2분기 실적이 양호했던 JYP엔터도 업황 부진 등으로 목표주가가 떨어졌다. 2분기에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는 실적 발표 이후 거의 대부분 증권사에서 목표주가를 끌어내렸고, 롯데쇼핑 역시 목표주가 하향을 피하지 못했다.

기업실적 뿐 아니라 약세장이 이어지고 있는 시장상황 역시 목표주가가 줄하향된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증시 폭락과 3분기 부진한 실적 발표가 겹치며 11월 685건의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가 쏟아진 것과 비슷한 분위기다. 지난달 1일 2130대였던 코스피는 전날 종가 기준 1960선까지 8% 하락했다.

증시가 단시일 내 반등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고 3분기 기업실적 전망도 어두운 점을 감안할 때 기업들의 목표주가 역시 당분가 하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시장 상황을 낙관할 수 없는 데다 기업들의 실적 회복도 더뎌 목표주가가 더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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