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호기자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일본의 무역 보복으로 촉발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가속화 되는 가운데 일부 품목은 대체품을 찾기가 마땅치 않아 소비자들이 발을 구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불매 운동이 장기화 될 경우 이들 제품의 판매율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국내 산업 활성화를 통한 대체품 생산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3일 11번가에 따르면 일본제품이 주류를 이루는 카메라의 경우 7월(1일~29일) 판매량이 전달(6월 1일~29일) 동기 대비 4% 정도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민적인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수치다.
카메라는 전년 동기 대비해도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G마켓에 따르면 일본제품이 강세를 보이는 DSLR 카메라의 경우 7월(1일~29일) 판매 증감률이 전년 동기 대비 -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일본 제품 판매율이 종목에 따라 한달새 적게는 -40%, 많게는 -80% 등이 하락한 것에 비하면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대체재가 딱히 없고, 계절적인 요인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카메라의 경우 여름 휴가를 앞두고 휴가 때 쓰기 위해 소비자들이 구매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DSLR 카메라의 경우 일제와 유럽산이 주류인데, 대부분의 유럽산은 중형차 한대 값 정도의 고가이기 때문에 일본제품을 대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호와 취향을 크게 타는 담배도 마찬가지다. 최근 편의점에서 일본산 맥주가 40% 가량 판매가 감소되고 있지만 일본산 담배는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일본 담배의 경우 불매운동 이후 소폭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담배는 맥주와 달리 기호가 강한 제품이며,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쉽게 바꾸기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프라모델과 피규어 등의 경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 직구사이트 관계자는 "일본은 미국과 중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직구 규모가 적은편이며 그 중 대부분은 피규어 등 매니아를 위한 것"이라며 "이들 제품은 대체제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판매량이 크게 감소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거센 불매 운동 가운데 몇몇 일본제품의 판매율이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이유는 대체품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불매운동 사이트인 '노노재팬'에 따르면 일본제품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카메라는 '대체 어려움'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국내 카메라 시장이 대부분 스마트폰 카메라로 재편되면서 디지털카메라를 생산하던 삼성전자의 경우 2016년 이후 새모델을 출시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유통업계는 불매운동이 장기화 될 경우 이들 제품 판매량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체가 어려운 일본 제품 대부분이 생활에 꼭 필요한 생필품은 아니다"라며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 불매 운동이 진행될 경우 이들 품목 판매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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