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투캅스' 뺨치는 '걸캅스' 탄생…속 뚫리는 107분

[이이슬 연예기자]

'투캅스' 뺨치는 '걸캅스'다. 올해 가장 시원한 영화가 탄생했다.

'걸캅스'는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민원실 퇴출 0순위 전직 전설의 형사 미영(라미란 분)과 민원실로 밀려난 현직 사고뭉치 형사 지혜(이성경 분). 집에서는 눈만 마주쳐도 으르렁대는 시누이와 올케 사이인 이들은 민원실에 신고접수를 하기 위해 왔다가 차도에 뛰어든 한 여성을 목격한다.

이후 미영은 그녀의 휴대전화를 통해 48시간 후 업고드가 예고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를 해결하고자 강력반, 사이버 범죄 수사대, 여성청소년계까지 경찰 내 모든 부서를 찾아가지만 복잡한 절차와 인력 부족을 이유로 외면당한다.

미영과 지혜는 답답한 가슴을 부여잡고 비공식 수사에 나서기로 한다.

1990년대 여자 형사 기동대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던 전설의 형사인 미영은 답답한 현실과 마주하고 형사 본능이 깨어난다. 미영이 본능이라면 지혜는 열정이다. 패기 넘치는 성격으로 가끔 욱하지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사건 앞에서 지혜는 가슴을 친다. 그렇게 두 사람은 팔을 걷어붙이고 답답한 현실에 하이킥을 날린다.

'걸캅스'가 통쾌한 이유는 현실과 맞닿아 있는 까닭이다. 대한민국의 오늘을 가장 뜨겁게 달구며 국민적 공분을 산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다룬 만큼 생생하게 다가온다.

특히 영화 속 가해자들이 클럽에서 피해자를 물색하고 범행을 저지르는 장면과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매직 퍼퓸, 일명 물뽕(GHB) 등이 더욱더 생생하게 다가와 분통케 한다.

가해자들이 아무런 죄의식 없이 불법 촬영을 저지르고, 온라인상에 공유하는 장면과 이를 알고도 그저 별일 아니라고 치부하는 경찰은 현실과 닿아있어 답답함이 배가된다.

경찰이 사건의 경중을 따지는 동안 피해자의 고통은 외면당한다. 미영은 "피해자들은 얼마나 무서웠을까. 이들은 잠재적 살인자야"라며 외면당한 이들을 보듬는다.

현실감 넘치는 스토리라인에 한숨이 흘러나올 때 등장한 라미란과 이성경의 활약은 마치 꽉 막힌 고구마를 뚫어주는 사이다처럼 시원하다.

경쾌한 액션도 재미를 배가시킨다. 누가 여성 콤비 영화는 액션이 약하다고 했는가. 라미란, 이성경 콤비는 이러한 고정관념을 날리며 새로운 재미를 준다. 이들은 시원한 액션으로 볼거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현실과 맞닿은 악행을 응징하며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라미란과 이성경의 조합도 돋보인다. 영화 '투캅스'(1993)의 안성기, 박중훈처럼 오래 기억될 콤비가 아닐 수 없다. 두 배우의 유쾌한 액션은 속편도 기대케 한다.

여기에 수영은 '소녀시대 수영'이 아닌 배우 최수영을 보여준다. 해커 뺨치는 욕설 9단 민원실 주무관 장미 역으로 분한 수영은 찰진 욕설 대사를 능청스럽게 소화했다. '걸캅스'를 통해 만나는 수영의 또 다른 얼굴이 반갑다.

추격 장면도 백미다. 카체이싱 장면은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누가 여성 영화라는 프레임을 씌우나. 부담 없이 즐길 오락 액션 영화 한 편이 탄생했다.

'걸캅스'는 통쾌하다.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주는 107분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5월 9일 개봉.

이이슬 연예기자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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