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흐림'…고용부터 줄였다

작년 5대 건설사 정규직 직원 2년새 1400명 감소
삼성물산 최다감원…무급휴직·희망퇴직도 진행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국내 주요 대형 건설사 근로자들의 수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국내외 건설업황의 침체가 깊어지자 대형 건설사마저 비정규직 직원은 물론 정규직 직원 줄이기에 나선 결과다. 올 들어서도 사업 구조조정에 휴직을 권장하는 곳이 잇따르고 있어 건설업의 고용 불안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5일 국내 주요 대형 건설사들이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등 상위 5개 대형사들의 정규직 직원(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은 2017년 말 대비 504명 감소한 2만5831명으로 집계됐다. 2016년 2만7299명이었던 정규직 직원의 수는 2년 새 1400명 이상 줄었다.

정규직 직원의 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건설사는 삼성물산이다. 2017년 8400명이 넘었던 직원 수가 1년 새 8194명으로 줄었다. 이어 GS건설과 대우건설의 정규직 직원의 수가 각각 157명, 132명 감소했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2017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고용 형태별로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큰 비정규직(기간제 근로자) 직원의 수가 급감했다. 5대 대형 건설사의 비정규직 직원의 수는 2017년 1만406명에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9364명으로 10% 감소했다. 2017년 한 해 7703명에서 1만명 이상으로 약 35% 늘린 비정규직 직원을 다시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대림산업이 비정규직 직원의 수를 가장 큰 폭으로 줄였다. 대림산업의 2017년 말 비정규직 직원 수는 3254명으로 상위 5개 건설사 중 가장 많았지만 지난해 말 2771명으로 483명 감소했다. 대우건설이 315명, 현대건설이 307명을 각각 줄였다. 삼성물산만 상사, 패션, 리조트 부문을 포함해 174명 증가했다. 이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합쳐 1년 새 줄어든 근로자의 수는 1500명을 웃돌았다. 2017년 3만6741명이었던 근로자 수는 지난해 말 3만5195명을 기록했다.

직원 수 감소의 배경엔 몇년째 이어지고 있는 사업과 인력 구조조정이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말부터 플랜트 부문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고 GS건설은 해외 플랜트 부문 인력을 재배치했다. 희망퇴직과 무급ㆍ유급휴직에 나서는 건설사도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대림산업이 무급 휴직과 희망 퇴직을 동시에 진행했고, 삼성물산은 건설 부문을 대상으로 만 4년 차 이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대우건설, 두산건설 등도 인력 줄이기를 지속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 한 관계자는 "사업 재편, 인력 재배치, 조직 슬림화 등을 명분으로 인력을 줄이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일각에서 수주 전망 등이 하반기에 좋아질 것이라고 하지만 일선은 여전히 살얼음판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업황 불황을 피해 새로운 분야로 이동하는 인력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등 대형 건설사에서 경력을 쌓은 인력들이 최근 들어 한국토지신탁, 대한토지신탁, 코리아신탁 등 부동산신탁회사의 문턱을 넘기 시작했다. 신탁사 한 관계자는 "신탁업이 금융과 증권업에 가깝지만 부동산 개발, 운영 등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전통적 건설업의 경험을 필요로 한다"면서 "업종을 이동하는 사례가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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