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하원, 27일 브렉시트 대안 놓고 끝장투표(종합)

통상 의사일정은 정부 각료만 수정 가능했지만의회가 주도권 받아 의향투표 진행하기로메이 총리 반대에도 보수당도 이탈…메이의 굴욕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취소, 2차 브렉시트 국민투표, 유럽연합(EU) 관세동맹 등 다양한 옵션을 놓고 '끝장 투표'에 나선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과 합의한 브렉시트 안이 아닌, 하원의 과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브렉시트 방안을 찾을 때까지 의회가 주도권을 갖고 여러 옵션에 대해 수 차례 투표를 하기로 한 것이다.

하원은 25일(현지시간) 오후 의사당에서 브렉시트 향후 계획 관련 정부 결의안 및 의원 수정안에 대한 표결을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

하원은 이날 가장 먼저 보수당 올리버 레트윈 경이 제출한 수정안을 찬성 329표, 반대 302표로 27표차 가결했다. 의회가 주도권을 갖고 브렉시트의 대안을 찾을 때까지 투표하는 이른바 '의향 투표(indicative vote)'를 실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통상 하원 의사일정은 정부 각료만이 수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안이 가결되면서 의회는 오는 27일 의사일정 주도권을 받아 의향투표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어떤 옵션을 포함할지, 투표를 어떻게 진행할지 등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담지 않았다. 현재 의향투표 대상으로는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 외에 EU 관세동맹 잔류, 관세동맹 및 단일시장 모두 잔류, 캐나다 모델 무역협정 체결, '노 딜(No Deal)'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 브렉시트 철회 등 7가지 방안이 주로 거론된다.

메이 총리는 이날 '의향 투표'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의향 투표로 결론을 못 내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 이유다. 이에 따라 보수당 의원들에게 이 안에 반대할 것을 지시했지만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보수당 의원 중 레트윈 경의 수정안에 찬성한 의원은 30명에 달했다. 앨리스터 버트 외무부 부장관, 리처드 해링턴 기업부 정무차관, 스티브 브라인 보건부 정무차관 등은 이 수정안에 찬성표를 던지기 위해 사임을 결정했다.

레트윈 경의 수정안이 가결되면서 정부 결의안도 비슷한 내용으로 변경돼 표결에 부쳐졌고, 같은 표차로 가결됐다. 노동당 마거릿 베킷 의원이 내놓은 수정안은 찬성 311표, 반대 314표로 3표차 부결됐다. 이 안은 영국이 '노 딜' 브렉시트에 처할 날이 일주일 이내로 남을 경우 정부는 의회에 이를 승인할 것인지, 아니면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모색할 것인지를 물어봐야 한다는 내용이다.

의회가 '의향 투표'에 나서기로 결정했지만, 수정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메이 총리가 의회의 뜻을 따를지는 불분명하다.

메이 총리는 이날 하원에 참석한 자리에서 "의향투표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의향투표의 결론에 대해 정부 이행을 약속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표결이 끝난 후 정부는 "하원의 표결 결과는 브렉시트에 있어 더 큰 위험이 된다"고 비난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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