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행사 3월로 앞당긴 미세먼지…클렌징폼, '봄 대장' 향수 매출 제쳐

미세먼지가 바꿔놓은 유통가 지도…방독마스크까지 불티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기존 유통업계에서 대표적인 봄 마케팅 아이템은 신학기와 결혼, 봄맞이 집단장 등이었지만 올해는 미세먼지 키워드가 유통가를 휩쓸었다. 추위가 가시고 봄이 성큼 찾아왔던 지난 한 주 내내 미세먼지는 사상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고, 유통가에서는 안티폴루션 제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이마트는 역대 최초로 4월이 아닌 3월에 에어컨 행사장을 구성했다. 미세먼지, 무더위 걱정으로 인해 1~2월 에어컨 매출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엿새 연속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는 등 미세먼지가 연중 극성을 부리면서, 공기청정 기능까지 갖춘 '올인원 에어컨'이 사계절 가전으로 인기를 끌었다.

공기청정 기능을 갖춘 에어컨이 전체 에어컨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22%에서 지난해 35%로 올라섰다. 이마트는 올해 이 비중이 60%까지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는 이달 20일까지 전국 120여개 점포에 '공기청정 에어컨' 특설 행사장을 구성하고 공기청정 에어컨 및 미세먼지 관련 가전 할인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미세먼지가 심해지다 보니 세안, 세정 등 미세먼지를 씻어내기 위한 제품도 불티나게 팔렸다. 올리브영은 지난 4일부터 7일까지의 매출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할인 행사 때와 비교해 세안제가 58%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으며, 샴푸 등 헤어 세정제는 45%, 바디 세정제는 44%로 그 뒤를 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봄철을 대표하는 제품인 향수 매출을 클렌징폼이 뛰어넘는 기현상도 나타났다는 전언이다. '보타닉힐 보 안티 더스트 글루 폼 클렌저'는 매출이 255% 늘었고, 'BRTC 안티 폴루션 앤 풀메이크업 클렌징 오일'은 280% 증가하는 등 안티 폴루션·안티 더스트 키워드를 단 제품 판매가 증가하기도 했다.

부직포 마스크를 믿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더 강화된 기능의 방독·방진마스크를 찾으면서 옥션은 '미세먼지 대비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전용관을 열고 영국 GVS사의 방진마스크, 3M 방독ㆍ방진마스크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3일까지 방독마스크 판매량은 전 주 대비 75%,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볼 법한 휴대용 캔산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99%나 증가했고, 전 주 대비 23% 증가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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