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북한에서 웬 고사(告祀)?

정월 대보름에 액운 막는다며 고사 지내는 주민 늘어…고사상에 오르는 돼지머리 값 배로 ↑

(사진=게티이미지)

[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요즘 사회주의 북한의 주민들 사이에서 우리 풍속인 고사(告祀)가 유행 중이라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현지 소식통들을 인용해 18일 소개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장마당에 가 보면 돼지머리를 사러온 사람이 너무 많아 며칠 새 돼지머리 값은 배나 뛰었다"며 "정월 대보름에 밝은 달이 떠오르면 주민들은 한해 액운을 쫓기 위해 고사 지낸다"고 전했다. 고사상에는 돼지머리가 반드시 올라야 한다.

올해는 특히 돼지해다. 소식통은 "따라서 대보름 날 반드시 돼지머리를 신령께 바쳐야 올해 내내 돈이 따른다는 속설이 장사하는 주민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며 "주민들이 선금까지 치러가며 돼지머리를 주문할 정도로 수요가 많아 가격은 배 이상 뛰었다"고 설명했다.

정월 대보름을 앞두고 돼지고기 가격은 그대로인데 돼지머리 값만 ㎏당 북한 돈 1만2000원까지 올랐다는 것이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장마당의 발달과 함께 정월 대보름 날 액막이 고사를 지내는 주민이 늘고 있다"며 "음력 첫 보름 날 주민들은 어김 없이 지붕 위로 올라가 훤한 달에게 소원을 빈다"고 말했다.

올해 장사에서 사법단속에 걸리지 않고 순조롭게 돈 벌게 해달라고 기원하는 것이다.

고사가 끝나면 돼지머리는 고사 음식과 함께 잘 싸서 길가에 버린다. 소식통에 따르면 고사 음식을 귀신이 먹어야 제대로 액운을 막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정월 대보름 자정만 지나면 도로 주변에 주민들이 놓고 간 고사 음식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며 "이때 길가에서 대기 중이던 꽃제비(먹을 것을 찾아 헤메는 어린 아이)나 가난한 사람들이 고사 덕에 돼지머리 고기 맛을 보게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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