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DGB회장, 은행장 겸직 갈등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셀프겸직이냐, 조직안정이냐.’DGB금융지주 이사회가 김태오 지주 회장에게 은행장 겸직을 맡기기로 전격 결정하면서 지주와 은행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지주는 조직안정을 위한 최선의 결론이라는 입장이지만 은행 측은 김 회장이 겸직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스스로 어기고 셀프겸직에 나섰다는 비난을 퍼붓고 있다.14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 이사회는 지난 11일 자회사 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어 김 회장을 추천하고 2020년 12월31일까지 한시적인 겸직체제를 가져가기로 결의했다. 지주 자추위는 김 회장과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돼 있다.지주 이사회 관계자는 “오랜 논의 끝에 현재의 경영위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수습하고, 조직안정과 통합,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김 회장의 겸직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은행 이사회에서 추천한 후보자 2명을 포함한 6~8명의 역량과 자질을 종합 심의한 결과 채용비리나 비자금 관련 등으로 인해 현재 마땅한 후보자를 찾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은행 이사회는 15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김 회장의 겸직 안건을 논의한다. 은행장 선임은 지주 자추위 추천과 은행 임추위 추천, 은행 이사회와 주주총회 결의를 거친다.이 안건이 은행 이사회를 통과할 지는 미지수다. 노조를 비롯한 은행 직원들과 이사회에는 ‘외부 출신’인 김 회장이 은행을 장악하려 한다는 시각이 있다. 이들은 내부 출신 은행장을 선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은행 노조는 성명을 통해 “내부 출신 후보자를 선출하지 않을 경우 전 직원과 함께 강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했다.은행에서 김 회장의 은행장 겸직 안건이 통과하지 않을 경우 지주가 ‘주주제안권’을 행사해 주주총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는 의견이 전해지고 있다. 지주는 대구은행 주식 100%를 보유한 유일한 주주여서 가능한 시나리오다. 다만 지주 관계자는 “주주제안권 행사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은행 이사회가 끝내 타협을 보지 못하면 대부분 은행 사외이사 임기가 끝나는 오는 3월까지 은행장 선임 절차가 중단될 수 있다”고 했다.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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