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효원기자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 감금된 장씨가 우리 경찰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사진=이천경찰서 제공
[아시아경제 황효원 기자] 중국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에 의해 감금됐던 20대 남성이 우리 경찰에 의해 극적으로 구출됐다.6일 경기 이천경찰서는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 감금돼 있다'며 경찰에 자신의 카카오톡 아이디를 알려준 장모(29)씨를 중국 연길에서 구출했다고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경기도에 거주하는 장씨는 인터넷에서 '해외 고수익 보장'라는 광고를 보고 알게된 회사에서 일하기 위해 지난해 12월16일 연길로 떠났다. 회사는 장씨에게 세금 관련된 일을 하는 무역회사라 소개, 연길로 오는 항공권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하지만 장씨는 연길에 도착한 다음 날, 이 회사는 무역회사가 아닌 보이스피싱 조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들은 장씨에게 "대포통장 1개당 40만원을 줄 테니 대포통장을 모집하라"고 지시했다. 장씨는 "불법적인 일을 할 수 없다"며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이들은 장씨를 감금하고 협박했다.결국 장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걸어 "세금을 탈루해야 하니 통장을 빌려주면 한달에 400만원을 주겠다"고 속여 대포통장을 모집하는 일을 했다. 9일이 흐른 같은달 26일 새벽 장씨는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 국제전화로 112에 전화했다. 장씨는 자신의 카카오톡 아이디만 말하고선 전화를 끊었다.A씨의 전화를 받은 경기남부지방경찰청 112신고센터는 신고 전화가 걸려온 위치가 검색되지 않는 등 심상치 않다고 판단, 그날 통신 수사 당직을 맡은 이천경찰서에 수사를 맡겼다. 이후 경찰은 장씨와 은밀히 연락을 주고받으며 장씨가 알려준 PC방, 사우나 등 주변 상호 등을 통해 감금장소를 알아냈다.경찰은 연길 현지 공안과 공조해 같은달 28일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 등 3명을 체포하고 장씨를 구출했다. 보이스피싱 일당은 말투 때문에 대포통장 모집에 어려움을 겪자 한국인을 섭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장씨에게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았지만 '이곳에서 살아서 돌아간 사람 없다'는 식의 협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center><div class="slide_frame"><input type="hidden" id="slideIframeId" value="2015042909362817536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