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희기자
연극 '사건발생 일구팔공'의 한 장면. [이미지 출처= 연합뉴스]
하지만 거듭된 불행 앞에 가족 간의 위로가 얼마나 힘이 될 지 의문이다. 연극도 해피엔딩 없이 그저 버텨내는 것이 삶이라는 메시지로 마무리된다.연극의 마지막에 정신줄을 놓은 정자가 죽은 엄마와 만나는 몽환적인 장면이 연출되는데 정자가 엄마에게 모진 삶을 어떻게 살았냐고 묻는다. 엄마는 그저 버텨낸 것일 뿐이라고 답한다.불행이 이어지고 정자네 가족의 모진 삶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점은 관객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측면도 있다. 처절한 불행이 연속되면서 배우들도 격한 감정을 쏟아내는데 처절하다.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이 든다. '사건발생 일구팔공'은 묘하게 연극은 배고픈 예술이라는 정서와 맞닿아 있다는 느낌을 준다. 또 맨몸으로 부딪혀 배고픈 예술을 계속 하겠다는 의지도 느껴진다.'사건발생 일구팔공'은 2007년 김한길 연출이 대표로 있던 청국장이라는 극단에서 초연됐다. 김진욱 연출은 당시 청국장 단원으로 활동하며 춘구를 연기했다. 김진욱 연출은 2014년 5월 극단 웃어를 창단해 '가족입니다', '섬마을 우리들'을 연출해 무대에 올렸다. 다른 극단의 작품도 무대에 올리겠다는 생각에서 지난해 선택한 작품이 스승이 만든 '사건발생 일구팔공'이었다. 웃어가 만들어 올린 앞선 두 개 작품과 마찬가지로 가족을 주제로 했다는 점에서 선택됐다. 지난해는 '사건발생 일구팔공' 초연 10주년이기도 했다.올해 극단 웃어의 창단 5주년 기념 기획 프로젝트의 첫 작품으로 선택된 '사건발생 일구팔공'은 내달 10일까지 대학로 후암스테이지 1관에서 공연한다.박병희 기자 nu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