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셧다운 철회 법안 통과…'여야 갈등 본격화'(종합)

민주당 장악 하원, 낸시 펠로시 의장 취임 직후 패키지 지출 법안 처리
공화당 다수 상원에서 기각될 듯...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거부권' 예고
멕시코 장벽 건설 예산 둘러싼 셧다운 사태 해결 '난항'
중간 선거 결과에 따른 여야 갈등 본격화의 서막 펼쳐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워싱턴(미국)=로이터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8년만에 민주당이 장악한 미국 하원이 문을 열자 마자 행정부 셧다운(Shut Downㆍ일시적 업무 중단)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자체 패키지 지출 법안을 통과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를 예고했지만, 하원 다수당 교체로 인한 고조될 민주ㆍ공화당간 갈등의 서막이 열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날 민주당은 새로 취임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가 하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을 소환해 북핵 협상 등 대외 정책을 검증하기로 하는 등 하원 권력 교체 후 첫 날부터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트럼트도 취임 후 첫 백악관 기자실 임시브리핑에 나서 여론전을 펼치는 등 반격에 바빴다.3일(현지시간) 미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하원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멕시코 국경 장벽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 요구를 거부하면서 다른 정부 부처들에 대한 예산을 지원하는 내용의 지출 법안을 처리했다. 이 법안 투표에는 239명이 찬성했고 192명이 반대했다. 5명의 공화당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진 셈이다. 이 법안은 여전히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기각될 게 뻔하다.이날 법안 처리는 돌아온 '백전노장'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 취임하자 마자 이뤄졌다.민주당은 또 이날 취임한 사상 첫 여성 의장인 펠로시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직격탄을 날리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소환을 통한 북핵 협상 등 대외 전략에 대한 공세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처음으로 직접 백악관 기자실에서 약식 브리핑을 하는 등 여론전으로 반격에 나섰다. 앞서 펠로시 민주당 원내 대표는 이날 오전 제116대 연방의회 개원식에서 열린 의장 선거에서 총 220표를 얻어 192표를 얻은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의원을 물리 치고 새 하원 의장으로 선출됐다. 펠로시는 지난 2007~2011년에도 사상 최초 여성 의장을 지낸 바 있다. 지난해 중간 선거에서 8년 만에 민주당이 하원의 다수당이 된 후 10여명의 경쟁자들을 제치고 복귀했다. 펠로시 신임 의장은 취임 전후 트럼프 대통령과 정부를 향한 대대적 공세를 펼치고 있다. 그는 취임 전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탄핵은 매우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정치적 이유로 탄핵해서는 안 되지만, 피해서도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펠로시 원내대표가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NBC방송은 분석했다.펠로시 의장은 또 취임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예산이 한 푼도 포함돼 있지 않은 '패키지 지출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 법안은 민주당이 단독으로 제출한 것으로, 국경 장벽 건설을 담당하는 국토안보부가 임시로 2월8일까지, 다른 부처는 예산은 이번 회계연도인 9월30일까지 예정대로 예산을 지원받는 것을 골자로 한다.펠로시 의장은 기후 변화와 소득 불평등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우리는 많은 미국인들이 느끼는 신뢰의 위기의 근원인 미국의 소득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감한 사고를 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시대의 실존적 위협인 기후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와 함께 민주당이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을 소환해 북핵 협상 등 대외 정책을 견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2일자 워싱턴포스트(WP)는 보수 성향 칼럼니스트인 제니퍼 루빈의 칼럼을 통해 "하원 외교위원장에 내정된 엘리엇 엥걸(뉴욕) 의원이 폼페이오 장관을 외교위에 '소환'할 방침을 밝혔다"고 보도했다.이같은 공세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도 여론전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브리핑룸에 '깜짝 등장'해 취임 후 첫 약식 브리핑을 하면서 국경 장벽 예산 통과를 호소했다. 그는 펠로시 의장 취임에 대해 간략히 축하하며 '협치'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곧바로 "나는 지난주 국경 보안, 국경 통제에 대한 입장을 견지한 데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지지를 받았다"며 "장벽 없이는 국경 안전을 얻을 수 없다"고 거듭 밝혔다. 이어 "벽이든 장벽이든 무엇이 됐든 부르고 싶은대로 부르면 된다"며 미국 국민은 '안전'을 원한다고 강조했다.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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