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애기자
윤영달 회장
한편으로 크라운제과의 경영 위기와 해태제과 인수 과정을 거치면서 윤 회장이 발견한 것은 예술이 가진 치유의 힘이었다. 크라운제과가 법정 화의에 들어가면서 경영자로서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북한산등반에 나섰던 윤 회장은 산자락에서 대금 소리를 듣고 억울함과 분노로 타오르던 자신의 내면이 정화되는 체험을 하게 된다.이를 계기로 대금을 배우기 시작한 윤 회장은 국악의 매력에 빠지게 되고 조각과 시 분야에 걸쳐서 두루 관심을 넓히게 된다. 그는 이를 자신만의 취미로 국한 시키지 않고 크라운해태제과 전 직원들의 창조적 본능을 일깨우는 방법으로 예술경영을 본격적으로 시도한다.윤 회장은 국내 최초의 민간 국악단인 ‘락음국악단’을 창단하고 한국 최고의 국악 명인들로 구성된 ‘양주 풍류악회’를 결성한다. 또 2004년부터는 매년 국악 공연인 ‘창신제’를 개최하고 있다. 크라운해태 직원들에게 도움이 되면서도 메세나로서 기왕이면 예술 각 분야에서 소외되고 있는 예술 장르를 지원하려고 마음먹은 그가 미술 분야에서 선택한 것은 ‘조각’이었다."과자 역시도 조형 예술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 저자는 조각가들이 마음 놓고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아틀리에를 경기도 양주 아트밸리 내에 조성하고 직원들이 조각의 기본 원리를 터득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 결과 크라운해태 직원들은 2014년 1월 경기도 양주 아트밸리 일원에서 개최된 ‘양주눈꽃축제’에서 1000여 개에 달하는 눈조각을 선보였다.지난해와 올해에는 1~2회에 걸쳐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여름밤의 눈조각전’을 개최해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8월, 서울 한복판에서 크라운해태제과 직원들이 직접 만든 눈조각을 감상하는 사회 공헌 활동을 폈다. 야외 조각 전시회인 ‘견생·보면 생명이 생긴다’를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등 전국의 공공기관 및 공원과 병원 등에서 순회 개최하기도 했다.특히 서울 인근의 골프장 부지로 꼽히던 서울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일대에 100만평에 달하는 크라운제과 연수원 부지를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아트밸리’로 조성해 모든 사람들이 마음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한 것도 윤 회장의 의지였다.윤 회장은 "과자는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매개체”라고 규정한다. 경영자인 자신을 포함해 과자를 만드는 크라운해태 임직원들이 ‘과자에 예술적 감성과 정성을 담을 줄 아는 창조자’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그의 저서 ‘과자는 마음이다’에는 "직원이 아티스트가 되면 그들이 만드는 제품이 바로 예술이 된다”는 이러한 윤영달 회장의 경영철학이 담겨있다.이선애 기자 ls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