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천지' 동반 산책 나선 南北정상…文대통령 '평생의 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일 오전 백두산으로 떠나기 전에 평양 백화원 영빈관 북측 근무자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18.9.20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평양공동취재단] 제3차 남북 정상회담 일정의 마지막 날인 20일 오전 6시. 이른 시각이었지만 백두산 등정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의 표정에는 지친 기색 없이 밝았다. 문 대통령은 2박3일간 머물렀던 백화원을 나서며 양쪽으로 도열한 북한 직원들과 일일이 눈빛을 교환하고 악수를 나눴다. 김정숙 여사는 산행에 대비해 정장바지 차림에 구두 대신 검은 단화를 신고 뒤따랐다. 다소 쌀쌀한 날씨 탓에 목에는 스카프를 둘렀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평양을 떠나 '평생의 꿈'이었던 백두산으로 향했다. 중국을 통한 경로가 아닌 북한 쪽 등정로를 차량으로 오르는 코스다. 백화원에서 평양국제비행장으로 향하는 도로는 부슬비가 내려 촉촉이 젖어 있었다. 문 대통령이 탄 차량이 밟는 도로마다 북한 주민들이 나와 붉은 꽃을 흔들며 "조국통일"을 열렬히 외쳤다. 한반도기와 인공기를 든 사람도 눈에 띄었다. 문 대통령은 이동 내내 오른손을 창밖으로 내밀어 주민들에게 작별의 뜻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일 오전 백두산으로 가기 위해 평양 순안공항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8.9.20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여사가 20일 오전 백두산 방문을 위해 삼지연공항으로 향하는 전용기에 오르기에 앞서 평양순안공항에서 환송을 받고 있다.2018.9.20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오전 7시께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한 문 대통령 내외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안내를 받으며 삼지연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이동했다. 북한 측 환송단은 "평화 번영"을 거듭 외쳤다. 문 대통령은 손을 연신 흔들었고 김 여사는 여러 번 고개 숙여 인사했다. 두 내외는 백두산을 등정한 뒤 인근 삼지연공항에서 곧바로 서울 성남공항으로 귀환할 예정이라 평양은 여기가 마지막이다.아쉬움을 뒤로하고 오전 8시20분께 삼지연공항에 도착한 문 대통령 내외는 군악대와 의장대가 동원된 환영식을 10분가량 지켜봤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는 문 대통령보다 먼저 공항에 도착해 내외를 영접했다.양 정상 내외는 자동차를 타고 백두산 장군봉에 도착했다. 도중에 백두산행 열차가 오가는 간이역 '향도역'에 잠시 들르기도 했다. 이어 오전 10시10분께 두 정상 일행은 케이블카를 타고 약 10분간 이동해 백두산 천지에 도착했다. 네 사람은 천지를 거닐며 숨가빴던 회담 일정의 마무리에 작은 여유를 누렸다.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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