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최근 주가 상승을 이어가고 있는 2차전지 관련주의 상승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과거 막연한 기대감에 기대어 한차례 주가 상승 사이클을 경험했던 2차전지 관련주가 구체적인 수요 측정에 기반해 2차 주가 상승 사이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배터리 제조업체 삼성SDI는 전 거래일 대비 0.61%(1500원) 오른 24만6500원에 마감했다. LG화학 역시 0.57%(2000원) 상승한 35만4000원에 마쳤다. 두 종목은 하반기 들어 각각 15%, 6% 가량 상승하며 2차전지 관련주의 상승을 이끌고 있다. 같은 기간 소재업체인 포스코켐텍(52%)ㆍ에코프로(30%)ㆍ일진머티리얼즈(30%)ㆍ코스모신소재(24%), 장비업체 피앤이솔루션(9%), 부품업체인 신흥에스이씨(31%)ㆍ상신이디피(27%)도 크게 올랐다.2차전지 관련주는 과거 한차례 주가 등락 사이클을 경험했다. 지난 2009년 주요 자동차 OEM(주문자위탁생산) 업체들의 전기차 양산모델 출시,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며 약 2년간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이후 전기차 개발 속도는 예상보다 더뎠고 유가는 안정화되면서 관련 업체들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하지만 이번 상승은 파리기후협약과 디젤게이트 등으로 관련 입법이 가시화하면서 수요 측정이 구체화됐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국가별로 배기가스 배출량이 할당되면서 노르웨이와 네덜란드에선 202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신규 판매가 금지된다. 독일과 인도가 2030년으로 뒤를 잇는다. 이에 따라 2025년까지 폭스바겐은 전체 판매량의 25% 수준인 300만대, BMW와 다임러도 15~25%를 전기차로 대체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기차 판매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배터리셀ㆍ장비ㆍ소재ㆍ부품 업체들의 수혜 규모도 추정 가능해져 이제는 막연한 환상이 아닌 수익 추정에 기반한 2차 주가 상승 사이클에 들어섰다"고 말했다.이러한 환경변화로 전기차 판매 대수가 증가하고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SNE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40만대로 예상되는 전기차 판매대수는 2025년 1866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현재 연간 100기가와트시(GWh) 미만 수준인 전기차 배터리 수요 용량은 2025년 1242G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글로벌 빅4(삼성SDIㆍLG화학ㆍSK이노베이션ㆍCATL)의 생산능력이 77GWh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증설 가속화는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여기에 최근 중국 정부가 보조금 축소와 규제를 강화하며 2차전지 셀 업체들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있는 점도 국내 업체 입장에서는 호재다. 지난 6월부터 시행중인 중국의 새로운 보조금 체계에서 연속주행거리 150km 이하의 전기차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반면 300km 이상인 차에는 보조금이 늘어났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고성능 2차전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현실적으로 중국에서 대응 가능한 업체는 CATL과 BYD 정도"라며 "성능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수록 국내 업체들의 시장지위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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