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잘못한 사람들도 살아가는데”…시민들, 노회찬 죽음 애도

23일 오후 1시께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노회찬 정의당원내대표가 투신 소식을 전하는 한 방송 뉴스를 시민들이 모여 지켜보고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아시아경제 한승곤·황효원·고정호·위진솔 기자] “이것 보다 더 잘못한 사람들도 살아가고 있는데... 잘못된 것 같다”23일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이날 오후 1시께 서울시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체로 침통한 반응을 보였다. 60대 남성인 그는 “안타깝다. 아깝다. 드루킹한테 정치자금을 받았다 안 받았다 얘기가 나오고 있는 거로 아는데…”라며 노 의원 죽음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앞서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8분께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현관 쪽에 노 의원이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비원은 경찰에 “분리수거장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퍽 소리가 나서 보니 사람이 떨어져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날 오전 노 의원 투신 소식을 접했다고 밝힌 한 50대 여성은 “어쨋든 죽었으니 안됐다. 가족들한테도 마음 아픈 일이다” 라고 애도를 하면서도 “‘금전은 받았지만, 청탁은 받은 적 없다’고 유서에 적었다는데 조사를 해 봐야 할 것 같다”며 ‘드루킹’ 사건의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또 다른 30대 남성은 노 의원 죽음 배경에 대해 “굉장히 충격적이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자의보다는 타의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드루킹에게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던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다. 시신을 태운 구급차가 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그런가 하면 사건 원인은 결국 노 의원이 만들었다는 시각도 있었다. 70대 한 남성은 ”자신이 국민들에게 부끄러우니까 저런 선택을 한 것 아니겠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그는 이어 “자신이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잘된 것은 잘됐다고 다 밝혀야지 이렇게 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뒤 “게다가 남은 가족들에게는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게 되지 않겠냐”며 그의 죽음에 비판과 동시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이어 20대 남성은 평소 노 의원에 대해 “진보정당의 이름 있는 정치인으로 알고 있었다”면서 “안 좋은 의혹에 연루돼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을 보니 기분이 멍 하다”고 말했다.한편 경찰은 노 의원이 투신한 아파트 17∼18층 계단에서 노 의원 외투를 발견했다. 이 외투 안에는 그의 신분증이 든 지갑과 정의당 명함, 유서로 추정되는 글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유서에는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가 마련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이와 관련 노 의원의 소속 정당인 정의당을 포함해 정치권은 충격과 비통한 마음을 드러냈다.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오늘 오전 우리 당 노 원내대표에 대한 갑작스럽고 황망한 비보가 있었다, 참담한 마음 금할 길 없다”며 고인에 대한 명복을 빌었다.더불어민주당은 “진보정치의 상징, 고 노회찬 의원의 명복을 빈다”며 고인을 추모 한 뒤 “어떤 말로도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프고 충격적인 일”이라고 말했다.자유한국당 역시 “확고한 정치철학과 소신으로 진보정치 발전에 큰 역할을 하셨던 고 노회찬 의원의 충격적인 비보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애도했고, 바른미래당은 “오늘 대한민국 진보정치의 큰 별이 졌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한편 경찰은 노 의원의 시신을 부검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노 의원 유서에 대해서는 “노 의원의 유서가 자필로 작성한 것이 맞다”고 밝히며 그 내용은 유족의 요구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center><center><div class="slide_frame"><input type="hidden" id="slideIframeId" value="2018041615512354919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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