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화의 Aging스토리]노인 92%, '연명치료' 반대

연명치료를 반대하는 노인이 94%나 됐습니다. 자신의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살아온 날들을 아름답게 정리할 수 있는 '웰다잉(Well Dying)'은 모든 사람이 원하지만 모두가 원하는 죽음을 맞이할 수는 없습니다. 임종을 앞둔 환자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의학의 힘으로 과도하게 생명이 연장되면서 스스로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하는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시범사업 기간을 거쳐 지난 2월부터는 연명의료결정법(존엄사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8개월여 동안 무려 6500여명이 연명의료를 유보하거나 중단했습니다. 매월 800여 명이 넘는 환자들이 죽음을 선택하기로 한 것입니다.그러나 이들의 65% 정도가 환자가 의식이 없을 때 가족이 결정한 것이었습니다. 환자가 직접 연명의료계획서를 쓴 경우는 35% 정도, 건강할 때 미리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써둔 경우는 0.5%에 그쳤음을 '②웰다잉, 준비할 수 있는 이별' 편에서 살펴본 적이 있습니다.실상은 어떨까요? 노인들의 선택은 분명했습니다. 노인의 91.8%가 연명치료에 반대했습니다. 10명 중 9명 이상은 스스로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입니다.이는 지난 25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7년도 노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른 것입니다. 보건복지부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의뢰해 4년마다 실시하는 노인실태조사는 지난해 4월부터 8개월에 걸쳐 전국의 65세 이상 노인 1만299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했습니다.2014년 조사에서 88.9%의 노인이 연명치료에 반대한 것에서 2.9%포인트(p) 늘어난 것입니다. 장례방법에서도 화장을 선호하는 비율이 71.5%로 2008년 45.6%에서 크게 늘었습니다.노인들은 또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계속 거주하기를 원했습니다. 노인의 88.6%는 건강할 때 현재의 집에서 거주하기를 바랐고, 57.6%는 거동이 불편해져도 재가서비스를 받으면서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계속 살기를 희망했습니다. 주거환경도 주방이나 화장실, 욕실 사용이 불편하지만 79%의 노인은 현재 주거지에 만족한다고 답변했습니다.돌봄이나 식사, 생활서비스가 제공되는 노인요양시설 등을 희망하는 경우는 31.9%에 그쳤습니다.삶의 질적인 부분은 어떨까요? 노인의 89.5%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고, 평균 만성질환은 2.7로 2008년 1.9개보다 늘었습니다.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도 같은 기간 30.7%에서 51.0%로 크게 증가했습니다.특히 21.1%가 우울증상이 있었고, 6.7%가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으며, 그 중 13.2%는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응답한 노인의 무려 14.5%가 인지기능 저하자인 것으로 조사돼 우리 사회 노년의 삶은 우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흡연율과 음주율이 각각 10.2%와 26.6%로 줄고, 운동실천율이 68.0%로 과거에 비해 증가한 점 등은 고무적입니다.80세 이상 노인 비중이 2008년 16.0%에서 지난해 21.7%로 증가했고, 평균연령도 같은 기간대비 72.9세에서 74.1세로 늘었습니다. 고령화 추세에 따라 독거노인이 19.7%(2008년)에서 23.6%(2017년)로, 혼자 살거나 노인 부부가 사는 노인 단독가구도 같은 기간 66.8%에서 72.0%로 증가했습니다.마지막으로, 노인들이 생각하는 노인의 연령은 몇세일까요? 86.2%가 "70세 이상"이라고 응답했습니다. 12.1%는 "80세 이상"은 돼야 노인이라고 했습니다. 나이 대접 받기도, 나이값 하기도 어려운 세상입니다.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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