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한 詩]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윤민석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울자. 오늘은 울자. 오늘은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해도 울자. 무작정 울자. 그냥 울자. 오늘은 울고 울자. 오늘이 다할 때까지 오늘은 울자. 길을 가다가도 문득 멈추어 서서 울자. 울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곁에 가서 울자. 손을 맞잡고 울자. 어깨를 다독이며 울자. 민망해도 울고 창피해도 울자. 그래도 된다, 오늘은. 그만 울라고 껴안으면서 함께 울자. 자꾸 울자. 첫 나비를 만날지도 모를 오늘, 작년에 재작년에 그 전전해 사월에도 폈다가 졌던 민들레가 다시 질지도 모를 오늘, 이를 사리물고 울자. 끅끅거리다가 참지 못하겠으면 꺼이꺼이 통곡하자. 주저앉아 땅을 치면서 울자. 울다 지쳐 나동그라질 때까지 울자. 오늘은 그렇게 기어코 울자.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울자. 우리 울자. 우리 그래서 울음바다를 만들자. 우리가 이룬 바다 위로 세월호가 다시 두둥실 떠갈 수 있게, 우리 있는 힘껏 정성을 다해 울자. 남김없이 울자. 오늘은 끝끝내 울어 버리자. 채상우 시인<ⓒ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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