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1심 판결 불복 '재벌에게 밥 한 끼 얻어먹은 적 없다'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국정농단 의혹으로 징역 20년을 받은 최순실씨가 항소심 법정에서 1심 판결 내용에 전면 불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3일 서울고법 형사4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 2회 공판에서 "항소심 재판이 진실을 밝힐 유일한 기회"라면서 "대통령의 권력을 나눠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사태의 주된 책임은 국민에게서 부여받은 권한을 사인에게 나눠 준 피고인(박근혜)과 이를 이용해 국정을 농단한 최씨에게 있다"고 한 1심 재판부의 판시가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다.최씨는 "역대 정권마다 실세들이 있었고, 현재도 전형적인 실세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저는 실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자리를 요구한 적도, 목표로 한 적도 없다"고 했다. "단지 몇 명을 (인사에) 추천해서 정식 과정을 거쳐 임명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선 "누구나 K팝을 좋아하듯 저도 그렇게 박 대통령을 좋아했다"고 했다.최씨는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삼성 등에서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토로했다. "대통령과 재벌의 돈을 뜯어내려고 공모할 위치에 있지도 않고, 재벌로부터 밥 한 끼도 얻어먹은 게 없다"면서 "사익을 추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 참담함마저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에서 승마지원을 받은 혐의에 "딸에게 아이가 생겨서 말을 탈 수 없는 상황이었고 대통령에게 염치없게 말할 상황도 아니었는데, 삼성에 승마지원을 요구했다는 건 미친 짓"이라며 "정신병자이거나 아무 의식 없는 사람이어야 가능하다"고 주장했다.최씨는 K스포츠재단이 롯데그룹에서 70억원을 출연받았다가 돌려주고, SK에 89억원의 지원을 요구했다가 무산된 부분이 뇌물죄로 인정된 데 대해서도 "돌려주거나 받지 않은 것도 뇌물이라고 하면 대한민국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뇌물로 엮이겠느냐"고 항변했다. "조사받을 때 자살하려고 몇 번 시도도 했지만 죽기도 쉽지 않았다"며 "감수할 죄는 받겠지만, 항소심에서만큼은 진실을 꼭 밝혀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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