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한국은 '안돼 공화국'…혁신 위해 규제 개혁할 것'

대한상의 개최 조찬간담회서 경제방향 설명규제 혁신 약속…재도전 위한 안전망도 구축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CEO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혁신, 경제를 바꾸는 힘'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 경제 성장률 3%, 1인당 국내 총생산(GDP) 3만2000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에서 혁신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앞장서서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겠다고 밝혔다.29일 김 부총리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이 평균적으로 1인당 GDP가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가는데 7~8년이 걸린 반면 우리나라는 12년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우리 경제 시스템과 제도가 혁신하지 않는다면 4만 달러까지는 가지도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깊이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이날 자리는 김 부총리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등 기업인 300여명 앞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 정책의 방향을 설명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김 부총리는 혁신의 중요성을 16세기 스페인과 영국이 벌인 '칼레 해전'을 예시로 들어 설명했다. 영국은 당시 세계 최강국이던 스페인을 상대로 그동안 다른 국가서 쓰던 '청동대포' 대신 값이 싼 '주철대포'를 생산·배치했다. 또 수적 열세인 점을 감안해 일반적인 해전 방식인 백병전(상대 배로 넘어가 총·칼로 싸우는 식)을 탈피하고 상대와 거리를 둔 채 포를 쏘는 식으로 스페인을 이길 수 있었다. 영국 수군은 싼 비용으로 주철대포를 만들 수 있어 한 척에 100문이 넘는 대포를 장착해 싸웠다.김 부총리는 "영국 재정이 풍부했다면 주철 대포를 개발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업과 국가도 자기들이 해온 성공 경험을 계속 하려 한다면 크게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반면 김 부총리는 우리 경제의 혁신 동력이 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2007년 한국은 글로벌 혁신 순위에서 8위를 기록한 반면 지난해에는 18위로 떨어졌다. 기업가 정신에서도 우리나라는 27위에 그치고 있다. 유니콘 기업(스타트업 중 10억달러 이상 기업가치를 지닌 기업)도 미국은 108개인 반면 우리나라는 2개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잠재 경제 성장률도 하락세에 빠졌다.김 부총리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실제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먼저 과감한 규제 혁신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김 부총리는 "우리나라는 '안돼 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규제 문제가 심각하다"며 "카풀앱 확대, 원격 의료 등 (규제 때문에 막혔던) 30여개의 사업을 뽑아서 이해 당사자를 불러다 놓고 토론을 하는 등 정부가 규제 혁신을 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또 창업을 실패했을 때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도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우리나라에서 창업을 했다가 실패하면 주변 사람들까지 신용불량자를 만든다는 말이 있다"며 "3년 간 모험 펀드 10조원을 구축하는 등 혁신 안전망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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