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기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실 작심(作心)이란 단어는 굉장히 여러 의미로 쓰여왔다. 작어기심처럼 사악한 마음이 일어난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하고, 심사숙고해 결심한 것을 강조하는 의미로도 쓰였다. 작심하고 말한다는 의미는 상당한 고심과 장고 끝에 나온 말을 의미한다. 출전과 유래가 불분명한 작심삼일은 사실 글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삼일이나 작심한 일'로도 해석될 수 있는 셈이다.그럼 우리가 지금쓰는, 의지박약을 의미하는 작심삼일이란 말은 대체 어디서 왔을까? 정확치는 않지만 여러 설들 가운데 설득력을 얻고 있는 유래는 '조선공사삼일(朝鮮公事三日)'이란 말에서 왔다는 설이다. 조선공사삼일이란 조선의 공무는 사흘안에 반드시 수정되거나 뒤바뀐다는 뜻으로 일관성없는 조선시대 공직사회 업무를 비꼰 말이다.이 조선공사삼일이란 말은 보통 조선중기 학자인 유몽인(柳夢寅)이 당대 소문들과 설화들을 바탕으로 쓴 '어우야담(於于野談)'에 등장하는 말이다. 선조 때 명재상으로 알려진 서애 류성룡이 도체찰사로 재직할 때, 지방에 보낼 공문이 있어 이를 역리에게 주고 공문서를 배포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런데 사흘 후, 수정사항이 있어 공문을 다시 회수하라고 명을 내렸는데 알고보니 역리가 공문을 돌리지도 않아 화를 냈다. 그러자 역리가 한 말이 조선공사삼일이었다는 것. 역리는 사흘 뒤엔 분명히 공문이 수정될 것이라 생각해서 아예 안보냈다고 답했고 류성룡이 크게 반성했다는 내용이다.이 말이 조선 초까지는 '고려공사삼일(高麗公事三日)'로 전해 내려왔다는 이야기로 봐서는, 당시 공직사회나 민간에서 상당히 퍼져있던 풍자성 짙은 이야기였음을 알 수 있다. 일관성있게 시행되는 것이 없이 수시로 변통하는 상부 명령에 대한 비판으로 봐서는 이와 비슷한 의미의 사자성어인 '조령모개(朝令暮改)'와 의미가 매우 비슷한 단어였음을 알 수 있다.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