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기자
(사진=영화 '신과함께' 포스터)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한국의 저승사자 신화를 모티브로 판타지 영화, '신과함께'가 개봉 9일만에 누적 관객수 600만명을 돌파하면서 '저승사자'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연초 인기리에 방영됐던 TVN의 드라마 '도깨비'를 비롯, 영화의 원작인 웹툰 '신과함께', 역시 저승사자 소재의 인기 웹툰인 '쌍갑포차' 등 저승사자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 문화콘텐츠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특히 영화 '신과함께'에 등장하는 저승사자들은 3명이 한 팀을 이룬 모습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대장격인 강림차사는 하정우가, 부장격인 일직차사 해원맥은 주지훈이 맡았고 막내이자 재판을 준비하는 월직차사 덕춘 역은 김향기가 맡았다. 실제 한국 저승사자 신화에서도 보통 저승사자들은 강림차사, 일직차사, 월직차사 셋이 '저승삼차사'라고 해서 같이 다닌다.저승삼차사는 각각 직분이 다른데 먼저 강림차사는 3명 중 팀장 역할로 지상에 내려가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육신에서 빼내는 작업을 맡는다. 강림차사는 지상에 내려가기 전에 저승에 가야할 사람의 이름이 적힌 '적패지(赤牌旨)'를 들고 그 사람 집으로 찾아가 호적과 대조해 본 뒤, 죽을 사람의 영혼을 빼낸다.불화 속에 등장하는 저승사자의 모습. 민간에 흔히 알려진 두루마기 모습이 아닌, 갑주를 걸치고 창을 든 무사들의 모습이다.(사진=국립중앙박물관)
그런데 저승사자 신화 속에서 이 업무는 저승삼차사 업무 중 가장 고된 업무로 나온다. 강림차사가 집에 들어가면, 해당 집주인을 지키는 '집안의 신'들이 방어에 나서기 때문이다. 집의 전반과 주인을 지키는 '성주신(城主神)'을 비롯해 부엌과 집안의 밥벌이를 지킨다는 '조왕신(?王神)' 등등 각종 집안 신들이 강림차사를 방해한다. 결국 이런 집안 내 신들의 방해를 피하고자 강림차사는 주로 지붕 위에서 죽은 자의 나이와 이름을 크게 세번 부르는데, 여기에 영혼이 응답하면 육신과 영혼이 분리돼 강림차사와 함께 집밖으로 떠나게 된다. 가끔 성주신이 워낙 강해서 강림차사가 성주신한테 얻어맞고 쫓겨나는 이야기도 있으며, 죽을 사람이 강림차사에게 뇌물을 찔러주고 돌려보내는 이야기들도 존재한다. 강림차사가 영혼을 빼내는 가장 고난도 직군이라 한다면, 그의 뒤에 시립하는 일직, 월직차사는 보조적인 길안내를 한다. 월직차사는 지상에서 저승까지 가는 길을 인도하는 역할을 맡는데, 이승의 길을 안내한다는 의미로 이승차사라고도 불린다. 일직차사는 반대로 저승에 간 다음에 각 지옥으로 가는 길을 안내한다. 세 차사의 팀워크가 좋을수록, 죽은 자를 저승으로 인도하는 성공률도 높아지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