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제네바 합의' 주역 갈루치 전 특사 접견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미국의 대표적 '대북(對北) 대화파'인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를 청와대로 초청해 접견했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오전 10시부터 1시간 동안 갈루치 전 대사와 면담을 갖고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한반도 전문가인 갈루치 전 특사는 1993년 제1차 북핵 위기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로 북한과 협상에 나서 이듬해 북핵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낸 주역 중 한 명이다. 갈루치 전 특사는 지난 1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한 것을 반박하면서 "현재 상황은 (1차 북핵 위기 당시보다) 심각하다"며 "북미 양측이 전제 조건 없는 협상을 시작해 협상을 계속하기 위한 조건을 서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지난 6월 전직 고위관리들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 행정부가 가까운 장래에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는 내용의 공동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국내 언론사 행사 참석을 위해 방한한 갈루치 전 특사는 이날 오후에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북핵문제 해결과 동아시아 평화공존 등을 주제로 특강을 할 예정이다. 이날 접견에는 빌 클린턴 미국 행정부 당시 포괄적 대북접근법인 '페리 프로세스'를 제안했던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90세의 고령인 탓에 장거리 여행이 힘들어 한국 행(行)이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