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열풍' 중심 태국서 한국 직업교육 받는다

ICT·미용·조리·기계 분야 한국인 교사 7명 현지 파견한국어 이어 진로·취업에서도 한-태 교육협력 확대
[방콕(태국)=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이제 한 학기 지났을 뿐인데 학생들이 한국인 선생님에게 배우는 기술과목 수업이 재밌다고 입을 모아 얘기합니다. 벌써 다른 학교에도 소문이 났는걸요."태국 방콕에 위치한 TBC(Thai Business Administration Technology College)는 컴퓨터 관련기술과 마케팅, 회계·경리 분야의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고등학교·전문대학 과정(3년+2년)의 교육기관이다. 현재 남·녀 학생 약 1800명이 재학중이다.이 학교 총 책임자인 운르안 위치안씽(Unroen Wichiensing·62·사진) 디렉터오브티쳐(Director of Teacher)는 올해 초 한국 교육부가 파견한 이명찬 교사(대구일마이스터고)의 인기를 자랑하며 앞으로 학생들의 진로 지도와 취업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그동안 태국에서는 주로 공립학교 위주로 독일과 일본 회사들이 장비를 투자하고 기술교육, 현장실습 등을 지원해 왔다. 벤츠나 도요타, 미쓰비시 같은 대기업들이 자동차나 기계 분야의 기술을 배우는데 필요한 대규모 시설을 직접 학교에 마련해주는 식이다. 글로벌 기업들로서는 학교에서 이론을 배우고 실습까지 거친 우수한 인재들을 선점하는데 훨씬 더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는 셈이다.마침 태국 교육당국도 지난해부터 공립과 사립학교 모두를 국가가 관리하는 방식으로 선회하며 직업교육을 한층 더 강화하기 시작했다. 프라웃 총리가 직접 나서 직업기술 분야에서 선진국인 한국을 벤치마킹하라는 지시를 내렸을 정도다. 태국 내 800여개 전문학교(College) 가운데 이같은 정책에 부응해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곳 중 하나가 바로 TBC다.위치안씽 디렉터는 "한류열풍과 함께 학생들 사이에서 한국의 IT 및 컴퓨터 기술, 전기전자,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오는 12월에도 학생 5명과 교사 1명이 대구의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등을 방문해 ICT(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 분야의 수업을 함께 듣고 벤치마킹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명찬 교사는 "한국 문화의 인기가 한국어에 대한 관심, 한국의 기술교육을 배우려는 수요로 이어진 탓에 다른 외국인 교사들 중에서도 단연 한국인 교사에 대한 호감과 인기가 높다"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이나 로봇 제작, 전문가용 DSLR 카메라 촬영기법과 같이 청소년들의 관심이 높은 분야를 수업할 때면 학생들 눈빛이 반짝반짝 빛난다"고 전했다. TBC에는 이 교사 외에도 태국 현지에서 채용한 또다른 한국인 교사가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우리 정부는 태국과의 교육협력 사업 중 하나로 올 들어 이같은 직업기술교육 분야의 교류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주로 공적개발원조(ODA) 대상 국가에 현직 또는 예비 교원을 파견하게 되는데 태국의 경우 지난 5월부터 ICT, 미용, 조리, 기계 등 4개 분야 직업기술 교사 7명이 파견돼 모두 6곳의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윤소영 태국한국교육원 원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태국에서 기계, 전자, 자동차 관련 직업기술교육을 전수해온 독일이나 일본과 달리 우리는 K-뷰티나 조리, 관광 등 새로운 강점 분야를 발굴·육성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우수 교원을 파견해 태국의 직업교육 역량을 강화하고 우리의 국가 브랜드 가치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방콕=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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