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기자
이혼인구 10만의 시대, 결혼 못지않게 이혼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에서 더이상 이혼은 감추고 숨겨야 할 치부가 아니라 떳떳하게 공개하되 보듬어야 할 개인의 상처가 아닐까. 사진 = 게티이미지
무엇보다 평상시에 상대방에 대한 배려ㆍ감사ㆍ호감ㆍ존중 등을 잊지 않는다. 그래야 갈등이 생기더라도 곧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매우 흔한, 갈등이 생겨도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 부부들도 이혼의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갈등을 무시하고 기피하면서 대화를 하지 않으면 서로에 대한 거리감이 생겨 '남처럼' 여기게 된다. 생계를 꾸리는 것에서부터 자식 교육, 노후 준비 등의 문제를 같이 해결하는 '인생의 동반자'가 아니라 숙소만 같이 쓰는 '동거인'에 불과하게 된다. 요즘 한국에서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는 '황혼 이혼'의 주요 원인이다. 이처럼 부부 관계가 악화될 경우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가트맨 교수의 연구 결과 출산 첫 후 3년 안에 대부분(약 70%)의 부부들이 급속히 사이가 나빠진다. 육아 스트레스, 가사 노동, 생활비 부담 증가 등으로 서로 날카로워지기 쉽다. 이땐 남편, 아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게 가트맨 박사의 조언이다. 여성은 출산 직후 매우 예민해지기 때문에 일상적인 대화에서 부터 좀더 배려해주고 존중하면서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배려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아내는 아이에게만 집착하고 집중하기 때문에 남편은 부인ㆍ아이로부터 동시에 멀어지게 된다.2016년 월별 이혼건수(자료:통계청)
악화된 부부 관계는 아이에게도 건강ㆍ정서 등 성장과정에서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어린 시절에 부모의 싸움을 경험한 아이는 뇌 속의 해마에 공포와 불안이 저장돼 일생 중 심리적 장애나 약물 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불행한 부부 생활보다는 이혼하는 게 낫지 않냐는 질문에 조차 가트맨 박사는 "아이를 위해서라면 불행한 부부 생활이 낫다. 단 아이가 보지 않는 곳에서 싸워라"라고 말한다. 가트맨 박사의 부부 감정 코칭법을 아시아에서 교육하고 있는 최성애 박사가 저서 <소중한 인생을 함께하기 위한 가트맨식 부부 감정코칭'>(2011년. 해냄)를 통해 내놓는 행복한 부부 생활 회복을 위한 조언은 다음과 같다. 우선 긍정의 말을 부정의 말보다 많이 해야 한다. 기본적인 존경과 사랑, 공감을 회복해야 한다. 또 갈등은 어느 부부에게나 있을 수 있으며 심지어 어떤 갈등은 결코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다만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견해 차이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단 부부 싸움을 했다면 감정 정리도 중요하다. 싸울 때 느꼈던 자신의 기분을 잘 정리해 상대에게 얘기하고, 상대의 말 속에서 내가 이해한 부분을 확인하는 식으로 소통한다. 이어 감정의 과잉 여부를 곰곰이 생각해 본 후 "나도 잘못 한 게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또 갈등의 소재가 된 문제에 대해 어떻게 개선할지 이야기를 차분히 이야기를 나눈다.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