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 아닌 휴일…가사노동은 여전히 여성 몫'

엠브레인 트렌드 모니터, 수도권 거주자 1000명 대상 조사 결과...추석 등 명절 세태 대폭 변화...'차례때 가사노동은 여전히 여성만'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추석 등 명절이 예전처럼 조상에 대한 감사, 가족간의 유대 강화 등 특별한 날이 아니라 단지 '연휴'의 하나일 뿐이라는 의식이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차례를 꼭 지내야 한다는 생각이 줄어드는 등 추석 세태가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필요한 가사노동은 여성이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수도권 거주자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추석 연휴'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6명(59.7%)이 추석은 연휴의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3년에 비해 크게 증가한(13년 48.5%→17년 59.7%) 수치다. 명절의 의미가 점점 퇴색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 젊은 세대, 미혼일수록 그런 생각이 강했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경우 여전히 대부분의 노동을 여성이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차례를 지낼 때 남녀의 가사 분담 비중은 남성 22.1%, 여성 77.9%로 평가됐다. 2011년(남성 22%, 여성 78%), 2013년(남성 22.7%, 여성 77.3%) 결과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에 따라 추석은 ‘여성’들에게 상당한 스트레스와 부담감을 주는 날로 인식되고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88.8%가 이같이 답했다. 주부들에게는 그저 힘든 노동이 요구되는 날일 뿐이라는데 10명 중 7명(69.3%)이 동의했다. 추석이라고 해서 항상 가족들이 모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답변도 2013년 60.2%에서 2017년 70.2%로 크게 늘어났다. 특히 여성(77.1%)과 20대(77.2%)가 그런 생각이 강했다. 또 상당수가 명절 때면 ‘의무감’ 때문에 친지, 가족들을 보러 가며 (64.3%), 추석 연휴 기간 동안에 친척들을 만나도 할 일이나 할 말이 별로 없다(61.7%)고 응답하기도 했다.물론 가족들이 모이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는 의견에 공감하는 이들도 많았다. 전체 10명 중 7명(70.3%)이 이같이 답했다. 대체로 남성(남성 78.5%, 여성 61.5%)과 중장년층(20대 66.8%, 30대 63.6%, 40대 71.8%, 50대 82.6%)이 이렇게 생각했다. 추석은 가족과 친지와의 유대감을 돈독하게 할 수 있는 명절이고(55.9%), 명절에 친지, 가족들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이 든다(46.4%)고 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추석기간에 혼자 있으면 평소 혼자 있을 때보다 더 우울하다는 의견이 2013년 41.6%에서 올해 32.4%로 대폭 감소했다. 한편 올 추석 연휴에는 10명 중 6명(61.4%)이 귀성을 계획하고 있어 4년 전 59.2%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올해 연휴가 유난히 긴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성(57.1%)보다는 남성(65.4%), 미혼자(53.2%)보다는 기혼자(무자녀 69.8%, 유자녀 67.1%)의 귀성 계획이 좀 더 많은 편이었다. 귀성 계획이 없는 사람들(전체 38.6%)의 경우 대부분 집에서 휴식을 취한다(72.8%, 중복응답)고 답했다. 가까운 교외로 나들이(37%)를 떠나거나, 국내여행(23.1%)과 해외여행(9.3%) 등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정부가 임시공휴일, 대체공휴일로 지정한 10월2일과 6일에 모두 쉰다고 답한 사람은 65.1%였다. 대기업(74.4%)과 중소기업(61.4%) 여부에 따라 큰 차이가 있었다. 유달리 연휴라 비용 지출을 걱정하는 사람도 많았다. 추석때 우려되는 것으로 지출비용(54.8%, 중복응답)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극심한 교통체증(36.6%), 별다른 연휴 계획이 없다(25.2%), 친지 및 어른들의 잔소리(17.7%), 체중 증가(16.6%) 등의 순이었다. 추석에 ‘차례’ 지내는 가정의 비율도 2011년 77.4%→2013년 69.5%→올해 61.7%으로 점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22.3%만이 “추석에는 차례를 꼭 지내야 한다”고 답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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