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부근 '총수 구속으로 M&A 무산…잠들면 죽는다'

IFA 간담회서 심경 토로…"IT 시장서 삼성 함대 가라앉는 것 순식간"옥중경영 질문엔 "불가능한 일"…李 부회장도 면회때 "M&A 걱정"

윤부근 삼성전자 대표

[베를린(독일)=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미래를 생각하면) 암담하고 참담하다. 두렵다. "평소 거침없는 성격이지만 윤부근 삼성전자 대표이사(사장)의 발언은 예상보다 무겁고 어두웠다. 절망적인 심정을 숨기지 못한 채 한숨만 내뱉었다. '국제가전전시회(IFA 2017)' 개막을 하루 앞둔 1일(현지시간) 윤 대표는 '희망'을 언급하지 못했다. 독일 베를린 웨스틴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이날 기자간담회는 대한민국 대표 기업의 막막한 현실을 보여주듯 무겁게 가라앉았다. 윤 대표는 "거의 마무리 단계였던 인공지능(AI) 기업의 인수합병(M&A)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무산됐다"면서 "'잠들면 죽는다'는 말이 남일 같지 않다"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이 부회장의 경영 부재로 '오너십의 결단이 필요한' 승부수를 띄우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잠깐 멈춰서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는 냉정한 현실을 의미한 것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5년 실형을 선고받은 삼성전자는 '잠깐'이 아닌 '동면'에 들어갈지 모르는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 전문경영인 체제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윤 대표는 손사래를 쳤다. 그는 여러 척의 배로 고기잡이에 나서는 '선단'을 예로 들면서 "삼성전자의 각 부문장은 선단으로 치면 배 한 척의 선장일 뿐이다. 지금 삼성전자는 선단장이 없어서 방향을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방향 설정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감도 호소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노키아와 같은 큰 회사들이 무너질 때는 가장 잘 되고 있다고 평가받는 상황에서 급격히 기울었다. 그런 생각에 무섭고 답답한 상황이어서 요즘 잠도 잘 못자고 있다"고 절망적인 심경을 내비쳤다.이 부회장의 옥중경영에 대해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윤 대표는 "경영이라는 것은 단순히 보고서를 보고 결정할 수 없는 것"이라며 "여러 상황들을 파악해 인사이트(통찰력)을 얻어내고 그 결과로 앞을 만들어나가야 하는데 지금 그게 막혀 있다"고 토로했다.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7부 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선고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지난해에만 약 9조원 규모의 하만 인수를 포함해 인수금액 1000억원 이상의 M&A만 6건을 성사시킨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구속된 지난 2월 이후로 M&A 실적이 전무한 상태다.윤 대표는 "오너십의 발로가 오늘의 삼성을 이룬 만큼 앞으로 삼성의 대형 M&A 등 성장 동력 확보가 어려워졌다"면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휩싸인 삼성전자의 긴박한 내부 분위기를 거듭 호소했다.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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