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부재로 대규모 투자 지연, 타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등 장기 경쟁력 저하 예상'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이 선고된 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일제히 삼성전자의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리더십 부재로 인한 대규모 투자 지연, 타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등 삼성전자 특유의 경영체제에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어 장기적인 경쟁력 저하가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 놓았다. 재계의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이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26일(한국시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실형 선고가 삼성전자의 일상적 활동이나 신용평가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A+ 신용등급과 '안정적' 신용전망 등급을 유지했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역시 지난 25일 삼성전자의 신용등급 평가를 더블에이마이너스(AA-), 등급전망은 '안정적'을 유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피치와 S&P의 신용평가 등급 유지는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실적 덕분이다. 단기 실적 상승세가 아닌 만큼 이 부회장의 실형 선고로 인해 당장 문제가 생기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S&P는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이 부회장이 구속된 이후에도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영업실적을 냈고 80억달러 규모의 하만 인수도 마무리했다"면서 "반도체 사업부의 탄탄한 수익성과 스마트폰 사업부의 양호한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도 우수한 실적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피치 역시 "삼성전자의 단기적 경영 활동은 이 부회장의 공백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각 분야는 자체 전문경영인에 의해 운영되는 만큼 문제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신용평가사는 삼성전자의 미래에 대해선 우려의 시선을 보였다. 급변하는 기술 기업의 특성상 전략적 결정과 중요한 투자가 지연될 경우 장기적인 경쟁력 저하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피치는 "기술변화가 급속하게 이뤄지는 업계 정상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과 중요한 투자가 지연돼 장기적 위험을 증대시킬 것"이라며 "리더십의 불확실성은 삼성의 성공을 가져온 과감하고 대규모 투자를 지연시킬 수 있으며 다른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에 차질을 빚어 장기적인 경쟁력 저하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S&P 역시 "법정 공방이 길어져 장기간 리더십 부재로 이어지면 삼성전자의 평판과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인수합병 등 중요한 전략적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면서 "전자산업의 빠른 변화 주기를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의 경쟁 지위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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