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포비아]③콜레스테롤 높이는 주범?…계란 둘러싼 속설

익숙하게 먹으면서도 잘 알지 못했던 계란에 대한 몇 가지 속설

'살충제 계란' 파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계란을 둘러싼 각종 속설이 눈길을 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계란 소 비량은 지난해 기준 약 300개. 계란 소비량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우리가 익숙하게 먹으면서도 잘 알지 못했던 계란에 대한 몇 가지 속설을 짚어봤다.

사진출처=연합뉴스

◆계란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주범이다? = 계란은 유제품, 육류 등과 함께 콜레스테롤을 함유한 대표적인 식품이다. 계란에 대한 여러 설(說)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콜레스테롤 수치에 대한 것이다. 계란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심혈관 질환 등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건데, 계란 섭취량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설명이다.대한영양사회 임경숙 회장(수원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은 지난해 '세계 계란의 날' 기자간담회에서 영국 의학저널, 시나이 마운틴 의학저널 등의 연구 논문을 제시하며 "건강한 성인이 매일 계란을 먹는다고 해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이 교수는 논문을 통해 계란 섭취량과 심장병 발생률의 관련성을 추적한 대규모 역학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메타연구(8개의 논문과 17개의 리포트 통합 분석) 결과에서도 매일 1개 이상의 계란을 먹은 사람에게서 관상동맥질환(심장병), 뇌졸중이 증가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이은정 교수 역시 지난해 발표한 논문에서 "여러 연구를 통해 계란 섭취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은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일반인에선 계란 섭취와 심혈관 질환의 연관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다만 당뇨병 환자 등 심혈관 질환 고(高)위험 집단에선 계란 섭취 제한이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임산부, 계란 먹을까 말까? = 임산부가 계란을 섭취하면 아기가 아토피성 피부염을 유발한다는 등의 속설도 있지만 뚜렷한 과학적 근거는 없다.유럽식품안전청(EFSA)에서는 지난해 계란에 풍부한 콜린이 자궁 내 아 기의 중추신경계를 발달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임신부에게 유익하다고 발표했다. 콜린이 아이의 두뇌 발달을 도와 인식능력과 학습 능력을 높여준다는 것.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임산부가 꼭 먹어야할 식품으로 계란을 추천했다.계란에는 임산부와 아기의 건강에 필수적인 단백질, 비타민 B군, 철분 등의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식약처는 임신 기간에 태아는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탯줄을 통해 공급받기 때문에 임산부는 달걀, 살코기 등 단백질 식품을 매일 1회 이상 먹을 것을 권장했다. 계란은 노른자까지 충분히 익힌 후 섭취할 것을 당부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 영원한 미스터리처럼 남은 흥미로운 속설도 있다. 닭과 계란, 무엇이 먼저냐를 두고는 여러 주장이 있다. 이는 생명이 이 세계와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닭과 달걀의 선후관계에서 답을 찾겠다는 고대 철학자들의 의문에서 시작됐다.일본 작가 요네하라 마리는 '미식견문록'에서 'AB OVO'는 라틴어로 '알에서부터'라는 의미로 '사물의 기원부터 밝힌다' 혹은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취지로 쓰인다고 적었다. AB가 '~ 에서', OVO가 '알'을 뜻하고, 알은 생명의 시작을 상징하므로 '알에서 부터 시작한다'는 이야기나 문제의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뜻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즉 닭보다 달걀이 먼저라는 것이다.알이 아니라 닭이 먼저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사례도 있다. 지난 2012년 스리랑카에서 병아리 한 마리가 알껍데기가 아닌 어미의 몸을 깨고 태어났다. 이 병아리는 21일 동안 어미의 뱃속에 있다가 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병아리는 건강에 이상이 없었지만 어미 닭은 장기 손상으로 죽었다. 영국 셰필드대와 워윅대 연구팀은 지난 2010년 슈퍼컴퓨터를 통해 달걀의 구조를 분석한 결과 닭의 난소 성분이 있어야 달걀이 만들어진다며 '닭이 달걀보다 먼저'라는 과학적 증거를 내놓기도 했다.아시아경제 티잼 최영아 기자 cy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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