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일 발사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은 9일 미국의 예방타격론에 맞서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국 전략자산의 전초기지인 괌을 목표로 포위사격을 하는 선제타격 작전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또 선제타격 차원에서 서울과 우리 군의 핵심시설인 1ㆍ3 군사령부를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했다. 북한이 미국의 선제타격에 앞서 구체적으로 괌기지와 서울 및 전방기지에 대한 선제공격을 검토한다고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군 전략군은 이날 발표한 대변인 성명에서 "앤더슨공군 기지를 포함한 괌도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ㆍ견제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하여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으로 괌도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이 전한 전략군 대변인 성명에서 "괌도 포위사격 방안은 충분히 검토ㆍ작성되어 곧 최고사령부에 보고하게 되며 우리 공화국 핵 무력의 총사령관이신 김정은 동지께서 결단을 내리시면 임의의 시각에 동시다발적으로, 연발적으로 실행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성명은 또 "(김정은이) 미제의 침략 장비들을 제압ㆍ견제하기 위한 강력하고도 효과적인 행동 방안을 검토하라고 언급하신 바 있다"고 밝혀 괌에 대한 포위사격작전 검토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로 이뤄졌음을 시사했다.북한이 괌을 직접 거론한 것은 전날 미국의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가 한반도 상공에 전개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미국이 한반도 상공에 B-1B 편대를 전개한 것은 지난달 30일에 이어 9일 만이다.한편 북한군 총참모부는 이날 발표한 대변인 성명에서 "우리 식의 앞선 선제타격은 미국의 선제타격 기도가 드러나는 즉시 서울을 포함한 괴뢰 1, 3 야전군 지역의 모든 대상을 불바다로 만들고 남반부(한국) 전 종심에 대한 동시 타격과 함께 태평양 작전지구의 미군 발진기지들을 제압하는 전면적인 타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8일에도 '정부 성명'을 통해 우리 군의 서해 지역 포격 훈련을 놓고 '서울 불바다' 발언을 언급한 바 있다.북한이 서울을 거론하면서 선제타격의 위협을 가하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전 열린 청와대 현안점검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미국의 자세는 더 강경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더는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게 최선"이라며 "(더 위협한다면) 지금껏 전 세계에서 보지 못했던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사실상 전쟁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될 여지가 커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화염과 분노'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경고는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지난 주말 북한에 대한 '예방전쟁'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서 나온 발언이다. '예방전쟁'이란 적이 군사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판단될 때 선제공격을 가함으로써 전면전을 막는 개념의 전쟁으로 '이라크 전쟁'이 이에 해당한다.양낙규 기자 i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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