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애기자
'갑질논란'을 일으킨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MP그룹 회장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사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피자왕' 추락…프랜차이즈산업 체질개선 되어야= 강 대표의 죽음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프랜차이즈 1세대 주역들이 다시 재조명을 받고 있다.특히 최근 구속기소된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전 회장은 국내 피자업계에서는 신화를 일궈낸 '피자왕'으로 통한다. 경쟁이 치열한 피자 시장에서 미스터피자를 1위로 만든 장본인이다. 1990년 일본에서 미스터피자 브랜드를 들여 온 뒤 매장 수를 확대하다가 2010년 일본 상표권 자체를 인수하면서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1990년 이대 앞에 미스터피자 1호점을 열고 이후 사세를 본격적으로 키웠다. 끊임없이 메뉴 개발과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읽어나간 그는 결국 2009년 피자헛, 도미노피자 등을 제치고 미스터피자를 국내 업계 1위로 올려놓았다. 하지만 갑질논란에 휩싸이면서 지난 6월26일 대국민 사과까지 하는 신세가 됐다. 정 전 회장은 가맹점에 공급할 치즈를 구입하면서 자신의 동생 아내 명의로 된 회사 등을 중간업체로 끼워 넣는 방법으로 가격을 부풀려 50억원대 이익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판단한 그의 횡령·배임액만 90억원에 달한다. 앞서 지난 4월에도 경비원 폭행으로 물의를 빚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이로 인해 MP그룹의 실적은 곤두박질 치고 있다. 2013년 1703억원에 달했던 MP그룹 매출이 지난해에 970억원까지 떨어졌다. 매출 감소에 허덕이던 가맹점 60여곳은 아예 문을 닫았다. 현재 가맹점주 대부분이 매출 감소에 폐업까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훈 대표와 함께 할리스를 창업했던 김도균 대표 역시 탐앤탐스 경영 악화에 위기를 겪고 있다. 2001년 창업한 탐앤탐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고, 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2007년 이후 9년만의 적자다. 또 다른 커피왕으로 불렸던 김선권 카페베네 창업주는 경영 악화에 두손을 들고 회사를 떠나야만했다. 이후 카페베네가 사모펀드 품에 안겼지만, 상황은 악화일로다. 지난해 당기순손실 336억원을 기록했고 누적 적자는 558억원으로 자본금 432억원을 웃돌았다. 올 1분기에도 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3월 말 연결 기준 자본총계가 -177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업계에서는 프랜차이즈 1세대의 몰락이 무리한 사업 확장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강훈 대표와 김선권 카페베네 창업주, 정우현 미스터피자 창업주 등은 한때 업계 '신화'로 여겨졌던만큼 이들의 몰락은 충격 그 자체"라며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 난립 속에 무리한 사업확대와 욕심이 결국 위기를 자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기회에 프랜차이즈 산업의 체질 개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가맹본부가 일정 기간 직영점을 운영한 경험이 있어야 가맹점을 모집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업 진입 장벽을 높이고 가맹본부의 법적 책임을 강화해 '롱런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선애 기자 ls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