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범 '소치 끝나고 허무, 우리나라서 올림픽 열려 방황 끝내'
윤성빈, 월드컵 0.01초 銀 아쉬움 뒤로하고 스타트 훈련 구슬땀
200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 그 무대의 주인공을 꿈꾸는 선수들은 무더위와 폭우에도 쉬지 않고 달린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주형준이 지난 14일 강원도 화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대표팀 여름 전지훈련에서 굵은 땀을 쏟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김형민 기자] "동계올림픽이, 그것도 우리나라에서 열리잖아요."남자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모태범(28·대한항공)의 투지에 폭염이 무색하다. 24일로 딱 200일 남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그 무대의 별이기를 꿈꾸기 때문이다. 그는 강원도 화천에서 열린 대표팀 여름 전지훈련(10~21일)에 참가해 굵은 땀을 쏟았다. 140㎏이 넘는 바벨을 번쩍 들어올리고, 사이클과 산악 달리기로 하체를 단련했다. 짧게 자른 헤어스타일. 우람한 상체 근육이 강인해 보인다.그는 "훈련을 많이 한 티가 난다"고 묻자 고개를 가로저었다. "2년 동안 몸이 많이 불었어요. 조금씩 제자리를 찾고 있는데 아직 멀었습니다." 107㎏이나 나가던 체중을 87㎏까지 줄였다고 한다. "한동안 스케이트를 정말 타기 싫어서 모든 걸 내려놓았더니 걷잡을 수 없이 살이 찌더라고요."방황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시작됐다. 그는 2010년 밴쿠버 대회 500m 금메달과 1000m 은메달로 스타가 되었으나 소치에서는 메달을 놓쳤다. 500m에서 1,2차 합계 69초68로 밴쿠버 때(69초82)보다 기록을 앞당겼으나 4위를 했다. 1000m에서는 12위에 그쳤다. 모태범은 "일곱 살 때부터 쉬지 않고 달렸는데 허무한 마음이 컸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했다. "동계올림픽이 우리나라에서 열리지 않는다면 방황을 끝내지 못했을 거예요." 그는 "체중을 82~83㎏까지 줄일 계획"이라며 "평창에서는 1000m에 초점을 맞추면서 마지막이라는 자세로 모든 기량을 쏟아 붓겠다"고 했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단거리 국가대표 모태범[이미지출처=연합뉴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9월1일부터 10월7일까지 캐나다에서 전지훈련을 한다. 10월18~21일에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하고,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4차 대회 성적을 토대로 올림픽에 나갈 선수를 정한다. 모태범처럼 평창에서 재기를 꿈꾸거나 입상을 기대하는 선수들에게 남은 200일은 매우 중요한 시기다. 그래서 쇼트트랙과 피겨까지 빙상 '예비 스타'들은 개인훈련과 대표팀 전지훈련 등을 알차게 활용하면서 무더위에 맞서고 있다. 0.01초를 다투는 썰매 종목도 예외는 아니다. 스켈레톤 대표 윤성빈(23·강원도청)은 6월 한 달 동안 진천선수촌에서 운동하다 지난 3일부터는 캐나다 캘거리에서 훈련하고 있다. 28일까지 하는 해외 전지훈련에서 하체를 집중 단련한다. 양발과 팔을 크게 흔들고 교차시키면서 뛰어오르거나, 팔굽혀펴기 자세를 했다가 무릎을 많이 구부려 뛰어오르는 동작을 반복한다. 그는 "가끔 허벅지에 과부하가 걸려 심한 고통을 느낄 때도 있다"고 했다.윤성빈은 지난 3월17~19일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제8차 대회에서 1분41초52를 기록, 마르틴스 두쿠르스(33·라트비아·1분41초51)에게 0.01초 차로 금메달을 내줬다. 이때 아쉬움을 되새긴다. 그는 스타트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해 하체 훈련에 집중한다. 출발에서 1~2초를 앞당긴다면 0.01초 차를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남자 알파인 스노보드 대표 이상호(22·스포티즌)도 지난 1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매주 목요일 오후 두 시간 동안 40~50초 주기로 인터벌 훈련(높은 강도와 낮은 강도의 신체 훈련을 번갈아 하는 방법)을 한다. 40초 동안 전력으로 사이클을 탄 다음 40초 동안 쉬고 다시 사이클 타기를 두 시간 동안 반복한다. 그날 훈련 일정과 프로그램에 따라 40초가 50초로 늘기도 한다. 사이클 대신 100m 달리기를 할 때도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이 15일 강원도 화천에서 열린 여름 전지훈련에서 산길을 달리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상헌 스노보드 대표팀 감독(42)은 "스노보드 경기는 보통 40~50초 안에 끝난다. 그 안에 모든 정신력과 힘을 쏟아내기 위한 훈련이다. 선수들이 극한을 체험하는 시간"이라고 했다. 이상호는 "훈련이 끝나면 멍해질 정도로 힘들다. 얼음이 없다면 금방 쓰러졌을 것"이라고 했다. 스노보드 대표팀은 다음달 3일 뉴질랜드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다른 종목도 여름 해외 훈련 일정을 소화하느라 분주하다. 바이애슬론은 뉴질랜드(8월7일~31일), 컬링은 일본(8월3~6일)과 캐나다(9월5~10일), 아이스하키는 러시아와 체코(7월27일~8월14일)에서 각각 훈련한다. 화천=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진천=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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