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석춘, 칼럼서 태극기집회 3·1운동에 비유·유신 옹호 발언도…홍준표 '극우 아니다' 두둔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사진=한국당 공식홈페이지]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최웅 인턴기자]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정식 출범 전부터 류석춘 혁신위원장의 '극우 논란'으로 자중지란에 빠졌다. 당내 혁신 작업의 전권을 쥐게 될 혁신위가 한쪽으로 치우친 극우 성향을 띠면 보수 혁신은커녕 과거로 회귀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과거 류 위원장이 태극기집회를 3·1운동에 비유하고, 유신체제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던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류 위원장은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취임 일성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 "굉장히 억울하다" "정치적인 탄핵"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박 전 대통령이 무슨 법을 어겼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또한 그는 보다 확실한 '우클릭 행보'를 통해 바른정당과의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류 위원장은 "경제민주화가 우파가 추구해야 할 가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동안 한국당이 이념적 가치에서 너무 좌클릭 해온 사람들이 많았다"고 밝혔다.이러한 류 위원장의 이념적 성향은 당내에서 즉각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이날 SNS 상에서 홍준표 대표와 설전을 주고받았다. 장 의원은 "탄핵을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정권을 교체시킨 국민과 헌법재판소 그리고 국회를 무시하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혁신은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는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홍준표 대표는 댓글을 통해 "극우란 개념을 한번 찾아보시고 비판하길"이라며 "자중했으면 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사진=한국당 공식홈페이지]
한국당 초선의원들은 12일 열린 당 대표·최고위원과의 연석회의에서 류 위원장의 극우 성향에 대해 우려를 표했고, 이에 홍 대표는 "극우라는 개념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며 "극우의 근원은 이탈리아 무솔리니, 파시즘 같이 극단적인 인종주의"라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가 류 위원장을 두둔하고 나섰지만, 이념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류 위원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체제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한 일간지 칼럼에서 "50년 전 위기 극복을 위해 유신이라는 비상수단이 동원됐다"고 적었다. 지난 2월 한 월간지에서는 "유신이 평등지향적 사회구조를 만들어내는 '정치적 갑옷'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에 꾸준히 참석했던 류 위원장은 지난 1월 한 일간지에 기고한 '태극기 집회는 의병활동'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사발통문이 일제치하의 태극기 물결 3·1 운동을 만들었듯이, 오늘날은 인터넷 방송이 대한민국을 지키는 태극기 물결을 만들고 있다"고 적기도 했다. 또 다른 '복당파' 김성태 한국당 의원도 이러한 류 위원장의 우클릭 행보에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김 의원은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난 대선에서 '극우 스탠스'를 취해 지지층을 급작스럽게 끌어 모으기 위한 노력이 외연확장에 실패했다"며 "그러한 과오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고 제언했다. 한국당이 제1야당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당내 이념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최웅 인턴기자 choiwoo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부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사회부 최웅 인턴기자 choiwoo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