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재벌' 동서의 세대교체…잇따라 파는 2세·계속 사들이는 3세

최대주주 2세 김상헌 고문-3세 김종희 전무 '지분 차이 좁혀'올 들어 가속화된 3세 지분 끌어올리기…3세 경영 본격화경영권 다툼 미연에 방지…동서와 동서식품 나눠맡는 '형제경영'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맥심과 카누를 보유한 국내 부동의 커피믹스 1위 기업 동서식품을 핵심 자회사로 보유한 동서의 경영 승계가 빨라지고 있다. 지주회사 동서의 오너일가 2세인 김상헌 전 회장(고문)이 잇따라 지분을 팔거나 증여하고, 반대로 아들인 3세 김종희 전무가 이를 사들이며 두 사람간 지분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 올 들어 최근까지 진행된 주식 매도와 매수, 증여는 김 고문의 장남인 김 전무의 3세 경영 기반을 닦기 위한 승계 작업 일환으로 해석된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 고문은 지난달 27~28일 양일간 자사주(보통주) 10만주를 장내 매도했다. 이로써 김 고문의 지분율은 18.86%로 낮아졌다. 김 고문의 보유 지분이 처음 공개된 것은 아들인 김 전무가 상무로 선임된 직후인 2011년 2월로 당시 지분율은 36.53%에 달했다.
김 고문은 이때부터 김 전무의 지분 끌어올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수십 차례에 걸쳐 주식을 매도하거나 증여하고, 김 전무는 주식을 매수하고 증여를 받으며 지분 차이를 좁혀왔다. 이 같은 작업은 올 들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 고문은 지난 4월, 김 전무에게 30만주를 증여했다. 당일 종가기준으로 91억8000만원 어치를 받은 것. 5월에는 네 차례에 걸쳐 20만주를 장내 매도 했다. 30만주를 증여받은 김 전무는 최근까지 20만주를 장내 매수했다. 금액으로는 약 60억8200만원 어치다. 이에 따라 7월 현재 기준으로 김 전무는 작은아버지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19.40%), 아버지 김 고문(18.86%)에 이어 3대 주주(11.04%)가 됐다. 김 고문은 지난 4월 장남 외에도 조카이자 자신의 동생 김석수인 회장의 두 아들인 동욱, 현준 형제에게도 10만주씩 증여했다.업계에서는 지분 증여가 경영권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동서와 동서식품을 나눠맡는 '형제경영' 기조도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무가 동서를 이끌고, 30대 나이로 접어드는 김 회장의 아들 동욱, 현준씨가 경영수업을 시작한 뒤 꾸준히 그룹 내 장악력을 키워 '동서식품'을 이끄는 형제경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동서는 동서그룹의 지주회사 격으로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다. 동서는 글로벌 식품사 '크래프트 푸드(Kraft Foods)와 함께 동서식품 지분을 각각 50%씩 소유하고 있으며 동서식품은 국내 커피믹스 시장 80%를 차지하고 있는 1위 기업이다.업계 관계자는 "은둔의 경영을 펼치던 동서그룹 오너가가 물밑에서 승계작업을 숨가쁘게 진행 중"이라며 "창업주 김재명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 고문은 2014년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 경영에서는 손을 뗐지만 이후 큰 아들 김 전무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후계승계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이선애 기자 ls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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