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 중간점검] '그런 적 없다' '모른다'…핵심 증인들의 말말말

박원오 '삼성물산 합병 국정농단 사건 터진 뒤 알아'

법정서 뒤집히는 진술과 증거[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최순실이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어떤 일을 했는지 하나도 모른다."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 공판에서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중요한 얘기를 전했다. 박 전 전무는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 후견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특검은 박 전 전무가 의혹을 풀어줄 핵심 증인이라고 판단해 법정에 세웠지만 진술 내용은 특검의 바람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박 전 전무는 최씨가 삼성물산 합병 문제와 관련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자신 역시 삼성물산 합병 사실을 국정농단 사건이 터진 뒤 알았다고 증언했다. 
삼성물산 합병 문제와 관련해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증언도 특검의 기대와는 사뭇 달랐다. 홍 전 본부장은 6월21일 공판에서 "(부하 직원들에게 삼성물산) 찬성 쪽으로 가는 게 맞다고 말한 사실은 없다"고 증언했다. 홍완선 전 본부장은 이재용 부회장과 만났다고 증언했지만 삼성 측 요구가 아니라 국민연금 쪽의 필요에 의한 만남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특검은 이 부회장이 홍 전 본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플랜 B는 없다. 이번에 꼭 성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는 점을 부각했지만 23일 김신 삼성물산 사장 증인신문 과정에서 반론에 부딪혔다. 김 사장은 "플랜B가 없다는 얘기는 2015년 6월30일 삼성물산 경영진이 언론·증권사 간담회에서도 말했다"면서 "삼성의 공식 입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 부회장의 이른바 '플랜 B' 발언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던 특검을 난처하게 만든 장면이다. 삼성은 최순실씨에게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마장마술용 말 '라우싱'이 최근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에 들어왔다는 점을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부회장 변호인은 6월20일 공판에서 "라우싱은 검역 절차를 거쳐 19일 인천공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삼성이 최씨에게 말과 차량을 사줬다는 특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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