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일자리 정책, 미래에 필요한 재원까지 고려해야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아시아경제]최근 새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발표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17만4000개의 공무원 일자리 창출 첫 단계로 11조2000억원의 추경을 통한 1만2000명의 공무원 채용정책이 발표됐고, 공기업 및 민간기업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는 등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일자리 정책이 현재 우리 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되겠지만 추진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추경을 통한 공무원 증원정책을 보면 비용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 증가된 인원에 대한 첫해의 인건비는 책정돼 있는데 이렇게 늘어난 공무원들의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추가로 필요한 비용에 대한 언급은 따로 없다. 물론 내년도 예산에 이들 인원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반영될 것이겠지만 하나의 정책을 추진하는 비용을 당해 년도에 추가되는 비용만으로 한정 짓는 듯 보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렇게 증가한 공무원의 유지비용이 향후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포괄적 숫자가 제시돼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100만명에 달하는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및 직업군인 20여만명에 대해서는 국가에서 연금을 제공한다. 은퇴를 하는 경우 국가가 이들에게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연금지급액 부담의 현재가치가 무려 750조원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급여 이외에도 은퇴 후 연금을 지급해야 하고 당사자가 사망을 하는 경우 유족에게도 연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이 감안돼야 한다. 공무원 한 명을 채용하면 국가의 부담이 엄청나다는 점을 고려하고 그 비용을 꼼꼼하게 산출하여 제시해야 한다. 둘째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가져올 영향에 대한 복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현재 비정규직으로 재직하고 있는 인력에게 정규직 전환은 너무도 의미있는 정책이기 때문에 제 3자가 이에 대해 비판을 하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대단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정규직 전환이 급여를 포함한 다양한 보상의 중가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해당기관의 인건비는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공기업이든지 사기업이든지 급여는 광범위한 의미의 성과에 연동해 지급돼야 경영의 효율성이 유지된다. 그런데 정규직들에게 성과 대비 높은 급여가 지급되다 보니 기업들은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정규직을 고용하여 성과대비 낮은 급여를 지급한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격차는 정규직들이 성과 대비 높은 급여를 받고 이로 인해 성과대비 낮은 급여를 받는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점에 기인한다. 이러한 부분을 감안해야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된다. 따라서 모든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되면 기업 구성원 모두가 높은 수준의 보상을 받으면서 인건비 부담은 급격히 상승한다. 이 경우 불똥은 신규채용 쪽으로 튈 수 있다. 신규채용이 줄거나 없어지면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의 희생이 뒤따르고 불만이 고조된다. 인건비 상승이 조직에 초래할 다양한 영향을 감안하면서 추진돼야 정책이 지속가능하다. 정규직에 대한 높은 보상도 시정 대상으로 간주해야만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점이 감안돼야 한다. 추진 방향은 잘 설정됐지만 추진 방법과 전략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는 점이 고려돼 일자리 정책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심스럽게 추진되기를 기대해 본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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