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자욱, 정진호의 5회말 결승홈런 공 챙겨줘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프로야구 역대 최소 이닝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한 두산 베어스의 정진호가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정진호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과의 경기에서 KBO리그 역대 23호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2번 우익수로 선발출장한 정진호는 1회말 2루타, 2회말 3루타, 4회말 단타, 5회말 2점 홈런(3호)으로 사이클링 히트를 작성하며 두산 공격을 이끌었다. 두산은 정진호의 활약 덕분에 삼성에 9-7로 승리하고 시즌 30승 고지를 밟았다. 정진호는 KBO리그 역대 23호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5회 이전 사이클링 히트 달성은 역대 최초다. 종전에는 6회 사이클링 히트가 최소 이닝 기록이었다. 정진호는 특히 5회초 삼성 다린 러프에게 3점 홈런을 맞고 두산이 7-7 동점을 허용한 직후 5회말 공격에서 결승점이 되는 2점 홈런을 쳐 사이클링 히트의 가치를 더했다. 정진호는 7회말에도 단타 하나를 추가해 최종적으로 5타수 5안타(1홈런) 2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정진호가 역대 최소이닝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한 7일 삼성과 경기를 마친 후 잠실야구장 기자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진호가 구자욱에게 고마움을 나타낸 이유는 자신의 홈런 타구를 챙겨줬기 때문. 정진호의 5회말 결승 홈런 타구는 삼성 우익수 구자욱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다. 타구는 관중석을 맞고 다시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왔고 이를 구자욱이 챙겨 두산 구단 프런트에게 전달했다. 정진호는 자신의 홈런 타구를 구단 프런트가 챙겨놓을 수 있었던 이유를 경기 후에서야 알았다. 정진호는 경기가 끝난 후 잠실야구장 기자실로 올라와 인터뷰를 하던 중 이를 알고 "(구)자욱이가 센스가 있네"라며 "(구)자욱이랑 밥 먹기로 했는데 맛있는거 사줘야 겠다"고 했다. 정진호는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것에 대해 "실감 나지 않고 꿈인지 뭔지 모르겠다"고 했다. 5회말 홈런을 칠 때 상황과 관련해서도 "(홈런이) 신경 안 쓰였다. (제가) 홈런타자도 아니고 홈런을 칠 것이라는 생각도 전혀 없었다. 운이 좋았다"고 했다. 그는 "2군 가기 싫다"고 직설적으로 말하며 1군에서 살아남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야구는 잠실에서 해야 재미있다. 이천에서 하는 야구는 재미없다"고도 했다. 정진호는 "오늘은 오늘로 잊고 내일부터 다시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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