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산은, 금호타이어 채권 만기 3개월 연장 추진…박삼구 전방위 압박

금호타이어 남경공장 조감도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KDB산업은행이 1조3000억원 규모 금호타이어 채권 만기를 3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연장이 되지 않을 경우 매각 중단은 물론 법정관리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금호 상표권 사용을 위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 대한 압박이란 말도 나온다. 26일 산은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날 주주협의회를 열어 금호타이어의 채권 만기를 9월 말로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산은이 나머지 채권은행에 금호타이어의 경영실적과 중국법인의 유동성 위기 상황을 설명했다. 금호타이어 차입금 1조3000억원은 만기가 지난해 말이었지만 다음달 말까지 6개월 연장된 상태다. 채권단이 보유한 채권 규모는 총 2조2000억원에 육박한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최선의 대안이고 채권 만기를 3개월 연장하는 방안이 불가피하다는 데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은 다음달 초 채권 만기 연장안을 주주협의회에 공식으로 부의할 예정이다. 의결권 비율로 75% 이상 찬성하게 되면 채권 만기가 연장된다. 우리은행이 33.7%, 산업은행 32.2%, 국민은행 9.9% 등이다.산은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경영상황이 어렵다. 다만 차입금 만기 연장안은 채권단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며 "채권단이 연장을 해준다면 매각안은 지금 이대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차입금 만기가 연장되지 않으면 당장 갚을 능력이 없는 금호타이어는 부도다. 이 경우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산은 등 채권단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 금호홀딩스 지분 40%가 넘어가게 된다. 금호산업 매각 과정에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측의 요청으로 금호타이어 지분에 설정돼 있던 담보권을 해제하고, 금호기업 지분을 새담보로 잡았기 때문이다. 금호홀딩스는 그룹 지주회사인 금호산업의 지분 46%를 보유하고 있고, 금호홀딩스는 박 회장외 특수관계인 8인이 6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결국 차입금 만기 연장 제안은 산은이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기 위한 묘수라는 말이 나온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를 흔들 수 있는 법정관리 카드로 '금호 상표권'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차입금 만기 연장안이 가결되면 박 회장 측에 지난해 9월 금호산업 이사회가 결의한 대로 상표권 사용을 5년간 허용해줄 것으로 요구할 계획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당시 금호산업 이사회 결의 내용이 "합리적 조건이 충족되는 것을 전제로 상표권 사용을 허용할 의사가 있다고만 한 것일 뿐 실제로 허락한 것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금융권에서는 산은이 박 회장과의 상표권 사용협상에서 박 회장이 상표권 사용을 허용하지 않으면 더 이상 채권 만기를 연장해주지 않겠다고 압박할 것으로 관측했다. 채권단과 더블스타 간 매각협상이 9월 23일까지 종료되지 않으면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권이 다시 생겨난다. 그때까지 양측이 상표권 사용, 채권 만기 연장 등 매각종결을 위한 선결요건을 해결해야 한다.상표권 사용 불허로 채권단과 더블스타간 계약이 깨지더라도 채권 만기가 연장되지 않으면 박 회장은 온전히 금호타이어를 가질 수 없다. 유동성 상황이 좋지 않은 금호타이어가 1조3000억원이라는 채무를 일시에 상환할 능력이 없어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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