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PA연합)
[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특별검사와 탄핵론으로 정권 출범이후 최대 위기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면 돌파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것은 물론, '마녀사냥' 등의 용어를 동원해가며 특검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같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러시아 내통 관련 의혹이 봇물 터지듯이 이어지면서 정국은 더욱 요동칠 전망이다. ◇특검 망국론까지 꺼낸 트럼프=전날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의 전격적인 특별검사 임명 강행으로 허를 찔렸던 트럼프 대통령은 18일부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트위터를 통해 특검 도입을 '마녀 사냥'이라고 규정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방송사 앵커들을 초대한 백악관 오찬에선 특검 망국론까지 들먹였다. 그는 "특검이 미국을 망치게 하고 분열시킬 것"이라고 거듭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엔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이후 처음으로 백악관 기자회견 석상에 올라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적극 반박에 나섰다. 그는 러시아 내통설과 코미 국장에 대한 수사 압력 행사 의혹에 대해 단호한 어조로 부인해나갔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어차피 특검 도입은 '엎질러진 물'이 됐으니 향후 진행될 특검 수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부추겨 예봉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건강보험개혁과 핵 확산금지, 세제 개혁 등 국정 과제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하며 "특검이 블랙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특검으로 인한 국정 차질을 강조하며 특검 수사를 압박해나갈 전망이다. ◇봇물 터진 추가 폭로=정국의 분위기가 특검과 탄핵으로 기울어지면서 추가 폭로들이 줄을 잇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코미 전 국장을 백악관으로 불러 자신이 수사 대상이 아니란 것을 언제 공표할 것인지를 물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자신에 대한 수사 중단 압력을 행사했다는 논란으로 확산될 수 있는 내용이다. 더구나 "코미가 나는 러시아 관련 의혹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말해놓고 의회 청문회에선 전혀 다른 얘기를 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신문은 코미 전 국장은 당시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금지선을 넘어서고 있다고 판단, 이를 메모 등으로 남겼다고 전했다. 향후 추가 폭로가 나올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지난 해 대선 당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대선 캠프의 인사들이 최소 18차례 러시아 관리들과 비밀접촉을 해왔다는 보도도 나왔다. 특히 이중 6차례는 세르게이 키슬야크 주미 러시아 대사와의 통화였던 것으로 확인되는 등 러시아 내통설은 점차 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플린 전 보좌관은 해임 이후에도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격려의 메시지도 받고 있는 것로 알려졌다. 야후 뉴스 등에 따르면 플린은 지난 달 지지자 모임에서 "조금 전에 대통령으로부터 '강인함을 잃지 말라'는 격려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언론의 폭로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치권의 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저격수로 유명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민주)은 "'코미 메모'가 사실이면 탄핵을 지지할 것"이라고 공세를 취했다.◇뮬러 특검은 더 대쪽=트럼프 대통령 명운을 좌우할 특검에 임명된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은 재임기간 정치권을 외압을 물리치고 독립적인 수사를 지켜왔다는 칭송을 받아왔다. 그만큼 대쪽 같은 원칙주의자란 의미다. 12년간 FBI 수장으로 재임했던 뮬러는 백악관도 두 차례 정면 충돌하면서도 끝내 수사 독립성을 지킨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 2004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정부가 국가안보국(NSA)이 영장 없이 도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연장을 추진하자 "불법이며 위헌"이라며 막아섰다. 사임까지 불사하겠다는 그의 저항에 백악관도 결국 손을 들었다. 이때 법무부 장관 대행겸 부장관으로 뮬러와 연합전선을 구축한 인물이 바로 코미 전 FBI국장이다. 뮬러 전 국장은 또 지난 2006년 헌정사상 처음으로 뇌물혐의를 받고 있던 민주당 소속 윌리엄 제퍼슨 의원의 의회 집무실을 압수수색하며 백악관과 여야 정치권의 강력한 비판에 직면했다. 그러나 그는 끝내 제퍼슨 의원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아내 사법적 처리를 이끌어냈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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