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주기자
구글 본사 입구. 이 건물 입구에는 안드로이드의 동상이 세워져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원하는 시간에 출근하고, 누구나 손님을 데려와서 식사를 대접할 수 있는 곳." 샌프란시스코 마운틴뷰의 구글 본사 이야기다. 구글은 '건강하고, 행복하며, 생산성 높은' 업무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다각도로 신경을 쓴다. 구글 본사는 대학 캠퍼스처럼 여러 동의 건물로 구성돼 있다. 10여년 전 3~4개에 불과했던 건물이 이제 120여개로 늘어났다. 캠퍼스 간 이동거리가 넓다보니 가야할 장소로 옮기기 위해 자전거를 이용하는 '구글러'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이를위해 구글은 아예 본사 내에서 쓸 수 있는 공용 자전거 'G바이크'를 건물 곳곳에 배치해 뒀다. 누구나 자전거를 탈 수 있고 원하는 곳에 놓고가면 된다. 구글 본사 입구에 마련된 공원에서는 직원들이 운동을 하거나 산책하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띈다. ◆구글의 자랑거리 카페테리아 '누구나, 배불리'= 구글의 복지는 '식당'에서 시작된다. 구글은 직원들에게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제공한다. 마운틴뷰 내 사옥에서만 30개 이상, 전세계에서 185개의 카페테리아가 운영 중이다. 구글은 직원과 동행한 방문객에게도 식사를 무료로 제공한다. 간단한 샐러드부터 식사메뉴까지 건강식 위주로 제공한다. 건물 곳곳에 무료로 먹을 수 있는 과자나 음료 등을 비치해둔 '마이크로 키친'이 마련돼 있다. 16일(현지시간) 점심에 찾은 찰리스 카페에서는 서양식부터 인도식, 일식 등 다양한 메뉴가 구비돼 있었다. 야외 테라스는 원하는 음식을 테이크아웃 용기에 받아서 먹는 구글러와 방문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찰리스 카페에서는 매주 목요일에 전사 회의 'TGIF'가 열린다.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 등이 직접 등장하기도 한다. 구글 직원들은 경영진에게 제품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전달하거나 회사와 관련해 궁금한 것들을 질문하기도 한다.구글의 요시카 카페는 구글 테크니컬 인프라스트럭처 담당 수석 부사장인 우르스 회즐(Urs Holzle)의 애완견 이름인 '요시카'를 따 만들어졌다.
구글 직원들의 전사회의가 열리는 '찰리스 카페'
저녁식사까지 챙겨 먹는 직원이 많다고 한다. 바꿔 말하면 야근이 잦다는 의미기도 하다. 대신 구글은 출퇴근 시간을 정하지 않는다. 휴가를 자유롭게 낼 수 있다. 대신 철저히 성과로 평가한다. 한국인 엔지니어인 이동휘 구글 검색 엔지니어링 매니저는 "한국 기업들은 회사에 얼마나 오래 있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구글은 결과물로 따진다"고 소개했다. 이어 "가족을 챙기는 것도 당연한 일로 여겨지지만 이렇게 자유로운 근무여건이 있는 대신 계획을 세운 것은 반드시 기한 내에 만들어내야 하고 이를위해 밤늦게까지 일하기도 한다"고 말했다.방문객들이 즐겨 찾는 장소는 구글 로고나 안드로이드 캐릭터가 새겨진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는 '구글 스토어', 지금까지 출시된 안드로이드 모형들을 버전별로 전시해둔 '안드로이드 론 스태츄(Google Android Lawn Statues)'다. 직원들이 근무하는 공간은 철저히 외부인 진입이 차단돼 반드시 구글 직원과 동행해야 입장할 수 있다.구글의 '이스트 찰스턴 캠퍼스' 조감도
◆2019년 말, 자연친화적 신사옥이 온다= 구글은 현재의 사옥 외에 신사옥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10년 전부터 계획된 신사옥은 본사 소재지인 마운틴뷰의 찰스턴 로드 5만5277㎡ 터에 들어선다. 건물은 2층 짜리로 나즈막하다. 구글은 지난 7일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시에서 신사옥 건축계획 승인을 받았다. 이에 속도를 낸 신사옥은 2019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구글의 신사옥 명칭은 '이스트 찰스턴 캠퍼스'다. 건축계획안을 살펴보면 거북이 등껍질 모양의 태양광 패널을 지붕으로 덮고, 돔구장과 비슷한 형태로 조성된다. 조립식으로 건립하되, 사옥을 옮길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블록 소재를 활용할 계획이다. 구글은 6만여명이 넘는 직원들을 수용하기 위해 추가로 사옥을 짓기로 했다. 신사옥의 특징은 '유토피아' 콘셉트로 건물과 자연의 경계를 없앤 것이다. 구글은 칸막이를 없애고 반투명 캐노피를 활용해서 공기와 빛이 들어올 수 있도록 꾸미기로 했다. 1층은 직원이나 외부인이 활용할 수 있는 식당과 상점으로 꾸미고, 2층을 사무실 공간으로 활용한다. 신사옥 인근에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조각공원을 만들고, 곳곳에 음식을 먹거나 음악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민다. 구글은 이곳이 '지역 공동체를 위한 장소'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동휘 매니저는 "10년 전부터 신사옥을 짓는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그때마다 관심을 기울였지만 지금은 그때만큼 관심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