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성장과 도약]테슬라의 진화·中 대륙굴기 vs 韓기업 '정면승부'

[4차산업혁명,성장과 도약-2]글로벌 기업은 혁명중

지난 2월 27일(현지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7에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부스에서 VR 4D를 체험하고 있다. <br /> <br />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조이언트, 애드기어, 데이코, 비브랩스, 하만, 뉴넷캐나다, 테트라뷰, 그리고 비야디. 삼성전자가 지난 1년간 인수하거나 지분을 투자한 기업 명단이다. 자동차전장업체 하만이 80억달러(약 9조2000억원)로 금액이 가장 크고, 테트라뷰와 중국 비야디 지분 투자까지 포함하면 1년간 투자금액이 11조원을 훌쩍 넘는다. 국내외 기업 인수합병에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던 삼성의 이 같은 공격적인 행보는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커넥티드카 등 분야에서 기존 산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전방위 포석으로 풀이된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와 태양광 회사 솔라시티, 우주 산업체인 스페이스X에 이어 이번엔 바이오 AI기업으로 알려진 '뉴럴링크'를 출범시켰다. 뉴럴링크는 컴퓨터와 인간의 뇌를 연계 또는 통합시키는 연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업과 ICT 경계를 넘나드는 주도권 경쟁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주요국 기업들의 주도권 쟁탈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물리학, 생물학 등의 경계가 없어지고 융합되는 기술혁명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은 ▲전통산업과 첨단산업 간의 융합▲조직 신설 또는 자회사 설립 ▲기존 사업체 및 스타트업 등의 인수합병, 통폐합 ▲외부연구기관 등과의 협력 등을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기존 사업과 4차 산업혁명의 투트랙 대응에 나선 사례라면, 일론 머스크는 4차 산업혁명에 기반을 두며 뿌리부터 가지까지 이를 키워나가는 전략을 택했다. 현재까지는 ICT기업들이 우위에 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텐센트(위챗), 알리바바, 바이두와 같은 플랫폼기업들은 시장가치에서 제조업 기업인 GE, 지멘스, 3M 등을 훨씬 앞서고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가운데)이 2월 27일 지멘스의 클라우스 헴리히 부회장과 환담하고, 스마트팩토리로 운영되고 있는 암베르크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곳은 1000여 개의 IoT센서로 하루 5000만 건의 정보를 실시간 수집, 분석해 생산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불량률을 40분의 1로 줄인 혁신공장이다.

-중국의 통신굴기에 맞선 韓연합군4차 산업혁명에서도 중국의 존재감은 두드러진다. 중국은 AI와 5세대 통신을 핵심 프로젝트로 추진한다. 중국 정부는 미국, 일본, 한국의 뒤를 쫓기 위해 5000억위안(약 84조원)을 들여 2018년 대규모 테스트, 2019년 5세대 네트워크 구축 등을 거쳐 2020년 5세대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1위 통신사 차이나모바일, 화웨이, ZTE 등이 통신굴기를 주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KT와 SK텔레콤은 5세대 주도권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계속 점유한다는 계획이다. KT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세대 통신을 시범 서비스하고, 이듬해인 2019년 이를 상용화하기로 했다. 시범 서비스와 상용화 모두 세계 최초다. SK텔레콤은 AIㆍ자율주행ㆍIoT 등에 3년간 5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5세대 통신 등 기존의 네트워크 분야 투자 예정액 6조원을 합하면 2019년까지 투자 규모는 11조원에 이른다. SK텔레콤은 미국의 이동통신사 버라이즌, 유럽의 도이치텔레콤 등과 함께 글로벌 5세대 표준화와 5세대 커넥티드카 기술 선도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소프트웨어기업 된 GE, 포스코, 한전 등도 이젠 ICT기업제조업체들은 4차 산업혁명의 후발주자임에도 그간 축적한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 GE는 프리딕스(Predix)라는 플랫폼을 통해 세계 제조업 분야의 절대강자에서 소프트웨어기업으로 새롭게 변신했다. 프리딕스는 산업 기계ㆍ설비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세계 최초의 클라우드 솔루션이다. GE는 전 세계에 400개 이상의 제조시설이 있다. 이 시설들에서는 매일 1조달러 규모의 산업 자산에 장착된 1000만개의 센서에서 발생하는 5000만개 이상의 데이터 요소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한다. 포스코는 GE와 산업용 클라우드 플랫폼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한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GE를 방문해 우리도 철강산업에서 쓰는 플랫폼이 있으니 프리딕스와 호환이 가능하도록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고 긍정적인 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포스코는 철강업체로는 처음으로 생산공정에 AI를 도입한 'AI 제철소'를 가동하고 있다. 포스코와 기술연구원, 성균관대가 공동으로 개발한 'AI 기반 도금량 제어 자동화 솔루션'은 자동차 강판 생산의 핵심인 용융아연도금을 AI를 통해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도금량 편차를 획기적으로 줄인 것이다.전력공기업인 한국전력은 KT의 스마트에너지플랫폼처럼 전국 기지국과 데이터를 활용해 신사업을 추진하고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오른쪽 두번째)이 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의 '고프로' 전시장에서 가상현실 기기를 체험하고 있다.

-시스코와 손잡은 현대차, 전혀 경험하지 못한 세상 보여줄 것현대자동차는 오는 6월 중국 구이저우성에서 글로벌 첫 빅데이터센터를 가동한다. 국내외 빅데이터센터를 상호 연결해 전 세계의 방대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분석,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현대차가 전 세계 지역별로 차별화되고 개인의 기호에 맞춘 다양한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ㆍ솔루션업체인 시스코와의 협력도 속도를 낸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척 로빈스 시스코 CEO는 2016년 4월 커넥티드카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차량 네트워크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한 데 이어 그해 11월 구이저우성에서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업 협의서(MOU)'를 체결했다. 정 부회장은 "시간과 공간을 물리적으로 연결하고 확장하게 될 미래 커넥티드카는 지금까지 전혀 경험하지 못한 놀랍고 새로운 생활의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면서 "미래 모빌리티의 품질, 안전, 보안 측면에서도 완벽한 혁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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