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출국금지 조치는 유지…말레이 '북한 원하는 것 파악할 필요있어' 협상모드로
말레이시아 경찰이 폴리스라인이 쳐진 북한 대사관 앞을 경계하고 있다. (사진=EPA연합)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북한 주민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취한 말레이시아가 북한과 단교할 계획은 아직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나집 라작 말레이 총리는 8일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의 대화 채널을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북한대사관 폐쇄나 단교를 고려하진 않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나집 총리는 전날 북한 주민에 대한 출국금지를 공식화하며 양국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말레이 당국은 일단 사태 진정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나집 총리는 "우리는 북한에 친절한 국가"라며 "싸움을 걸려는 것이 아니라 화학 무기를 사용한 범죄가 일어난 만큼 말레이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정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과의 추가적인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의 협조를 구할 것이냔 질문에는 "말레이 국민의 안녕을 지키는 것은 지극히 중요한 일로, 가끔은 (논의가) 비밀스럽게 진행될 때 최선의 해결책이 나온다"며 중국과의 물밑 협상을 진행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나집 총리는 또 북한에 있는 자국민 11명에 대한 위협은 없는 상태며 일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김정남의 신원확인에 대해선 유가족을 포함해 DNA샘플 제공에 나선 사람이 없어 아직 기다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아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 부총리는 이같은 나집 총리의 발언에 대해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라며 "외교부가 북한과 접촉해 문제를 원만하게 풀기 위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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