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의 큰 그림 '메이저 올인'

9월 다섯번째 메이저 에비앙 제패하면 '커리어 슈퍼골든슬램' 새 역사

박인비가 HSBC위민스챔피언스 우승 직후 트로피를 들고 셀카를 찍고 있다. 싱가포르=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다음 타깃은 메이저."'돌아온 골프여제' 박인비(29ㆍKB금융그룹)가 '메이저 올인'을 선언했다. 5일 싱가포르 센토사골프장 뉴탄종코스(파72)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HSBC위민스챔피언스(총상금 150만 달러)에서 통산 18승째를 수확한 뒤 "이제부터 다시 새로운 시작"이라며 "세계랭킹 1위 보다는 메이저 우승이 욕심난다"고 했다. 지난주 혼다LPGA타일랜드에서 복귀해 불과 2주 만에 우승컵을 수집해 자신감을 장착했다. 2015년 11월 로레나오초아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무려 16개월 만이다. 오랫동안 손가락과 허리 부상 치료에 전념했다는 점에서 완벽한 부활을 만천하에 과시한 셈이다. "공백기를 가지면서 정말 생각이 많았다"면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환호했다.우승 동력으로는 '짠물퍼팅'을 꼽았다. "어제 그린에서 고전해 고민이 컸다"는 박인비는 "스트로크가 좋고, 라인 파악까지 잘하고 있어 퍼팅 연습 대신 잡념을 비우는데 주력했다"며 "오늘은 내가 딱 원하던 대로 됐다"고 소개했다. 실제 17번홀(파3)의 10m 장거리 버디퍼트가 돋보였다. AFP통신 등 외신 역시 "우승을 결정짓는 놀라운 퍼팅"이라는 찬사를 보냈다.오는 9월 다섯번째 메이저 에비앙챔피언십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바로 '커리어 슈퍼슬램'이다. 박인비는 이미 서로 다른 4개의 메이저 우승컵을 모두 수확한 '커리어 그랜드슬래머'다. 2008년 US여자오픈 우승이 출발점이다. 2013년에는 나비스코(ANA)와 LPGA챔피언십, US여자오픈에서 '메이저 3연승'의 위업을 달성했고, 2015년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제패해 마침표를 찍었다.LPGA투어는 그러나 미국프로골프(LPGA)투어와 달리 '5개 메이저 시스템'이다. 에비앙챔피언십이 '메이저 싹쓸이'의 마지막 퍼즐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8월 리우올림픽에서는 더욱이 부상에도 불구하고 금메달을 따내 골프계 최초의 '커리어 골든슬램'이라는 새 역사를 창조했다. 에비앙 우승컵이 '커리어 슈퍼골든슬램'이라는 전인미답의 땅을 개척하는 열쇠다.다음 수순은 패티 버그(미국)의 메이저 최다승(15승) 도전이다. 현재 7승, 아직 차이가 있지만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동안 메이저 6승을 수확한 '몰아치기' 능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는 사실 동기부여가 부족했다"는 박인비는 "대회장에 놀러오는 선수는 없다는 생각에 마음을 고쳐먹었다"면서 "앞으로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마음을 다 잡았다.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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