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세종대로 맞불집회서 "좌파척결"·"황교안-트럼프 지지" 주장일부 참가자들 경찰과 다투기도…촛불집회와 충돌 우려 높아져
3·1절인 1일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15차 태극기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탄핵 기각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문호남 수습기자)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문채석·이승진 수습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대규모 맞불집회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규모 경찰병력이 배치된 가운데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지는 않았으나 일각에선 시위 구호가 과격해지고 참가자들이 욕설을 하다 언쟁이 붙기도 했다. 1일 오후 2시 현재 '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 인근에서 15번째 탄핵 반대 집회를 진행중이다. 광화문 남쪽 세종대로 인근은 원래 촛불집회가 열리는 곳이지만 3.1절을 맞아 세를 불린다는 취지로 장소를 옮겼다.이곳에 모인 시민들은 '황교안·트럼프 지지', '좌파 척결', '국회 해산' 등을 주장하고 있다.가족과 함께 나온 윤영미(42·여)씨는 "국회가 잘못된 보도로 인해 선동된 촛불민심이 두려워 탄핵안을 의결한 이 상황이 안타깝다"며 "세월호 학생들이 어린 나이에 죽은 것은 마음 아프지만 그것과 탄핵은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윤씨와 함께 나온 아이는 '대통령 할머니 힘내세요. 제가 지켜드릴게요'라고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있었다.3.1절을 맞아 진행되는 집회인 만큼 곳곳에서는 태극기를 흔들거나 몸에 두르고 있는 사람이 많았다. 일부에서는 대형 성조기를 흔들거나 '좌파척결', '전라도 척결' 등의 과격한 주장을 담은 피켓을 앞세우기도 했다.시위에 참가한 이수경 목사(75)는 "전주에서 익산 군산 인원들과 함께 왔다. 좌파들이 나라를 망치고 있어 진정한 마음으로 나라를 살리기 위해 참가했다"며 "좌파들이 전라도를 점령 했었는데 최근에 올바른 이들이 깨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3·1절인 1일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15차 태극기집회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집회 대열을 통제중인 경찰에게 물러서라며 항의하고 있다.
최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기한 연장을 불승인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영순(69·여) 씨는 "다른 대선 주자들은 안보 개념이 전혀 없는 것 같다"며 "황 총리가 군대는 다녀오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안보를 확실히 책임져 줄 것으로 보여 지지한다"고 말했다.파란색과 빨간색으로 물들인 파마머리 가발을 쓰고 태극기를 흔들던 박성자(53·여) 씨는 "탄핵 자체가 말 안 된다. 나라가 망할 것"이라며 "황교안이 대통령 되면 언론의 거짓말이 줄어들 것"이라고 확신했다. 3·1절이었지만 태극기 대신 성조기를 흔들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었다. 미국과 함께 힘을 합쳐 북한의 선동에 맞서야 한다는 취지다. 40대 김모 씨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한미동맹을 굳건히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북한에게는 더이상 대화나 지원을 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정성훈(65) 씨는 "맞불집회에 5번 참석했는데 만약 탄핵이 인용된다면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며 "유관순은 대한독립을 위해 만세를 불렀지만 우리는 좌파종북 막으려 만세를 외친다"고 말했다.맞불집회는 이날 오후 내내 진행된다. 오후 2시부터는 탄기국을 중심으로 한 본격적인 맞불집회가 시작됐고, 이어 오후 2시30분부터는 청와대 방면 5개 코스로 행진이 시작됐다. 탄기국 측은 이날 최소 500만명에서 최대 700만명이 모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특히 오후 5시부터는 광화문광장에서 박 대통령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도 열리기 때문에 양쪽 집회 참가자들간의 충돌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맞불집회 내에서도 일부 참가자와 경찰간에 충돌이 발생했다. 흥분한 집회 참가자가 안전을 위해 배치된 경찰을 밀어내며 "이 양심 없는 것들아!"라고 외치거나 자신과 다른 생각이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있는 시민을 향해 삿대질하며 욕설을 내밷기도 했다.
3·1절인 1일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15차 태극기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탄핵 기각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문호남 수습기자)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문채석 수습기자 chaeso@asiae.co.kr이승진 수습기자 promotion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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