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중앙은행 출신이냐, 아니냐…그것이 문제

테탕코 필리핀중앙은행 총재 7월 2일 임기 만료…후임자, '필리핀 경제 지탱' 숙제

아만도 테탕코 필리핀중앙은행(BSP) 총재(사진=블룸버그뉴스).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아만도 테탕코 필리핀중앙은행(BSP) 총재(64)의 임기가 오는 7월 2일(현지시간) 만료된다. 그러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3차 연임 제안을 그가 받아들일지 아직 확실치 않다.테탕코 총재는 5년 넘게 인플레이션율을 5% 미만으로 유지해왔다. 그 덕에 BSP는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릴 수 있었다. 그는 세 대통령 밑에서 BSP 총재로 재임해왔다. 그 사이 글로벌 경기침체를 겪은데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유혈 마약전쟁으로 두려움에 떠는 투자자들에게 기댈 수 있는 기둥이 돼주기도 했다.미국 금리인상, 자본유출 같은 리스크에도 차기 BSP 총재는 급성장 중인 필리핀 경제를 지켜내야 한다. 테탕코 총재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BSP가 금리인상을 자기의 임기 만료 이후로 미룰 수 있다고 발언했다.BSP에서 40년 이상 잔뼈가 굵은 테탕코 총재는 자기 후임자가 BSP 출신이면 좋겠다고 밝혔다. BSP 관측통과 현지 언론이 주목하는 차기 총재감 5인을 소개한다.
◆네스토르 에스페니야 BSP 부총재(58)=그가 BSP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1981년이다. 부총재로 승진한 것은 2005년이다. 은행 감독 책임자인 그는 외국계 은행 유입 및 기업 인수합병(M&A)을 적극 유도해왔다.에스페니야 부총재는 일본 도쿄(東京) 소재 정책연구대학원대학에서 정책과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국제통화기금(IMF)에 잠시 몸 담기도 했다. 총재직에 대해서는 "부총재라면 당연히 노려볼만한 자리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페테르 파빌라 BSP 고문(68)=파빌라 고문은 필리핀내셔널뱅크(PNB), 얼라이드뱅킹, 시큐리티뱅크의 총재를 역임했다. 글로리아 아로요 전 대통령 밑에서는 무역장관으로 일했다. 필리핀증권거래소 소장, BSP 통화위원회 위원도 역임한 그는 "준비된 BSP 총재 후보"로 자처했다.
◆디와 기니군도 BSP 부총재(62)=기니군도 부총재가 BSP에 처음 몸 담은 것은 1978년이다. 2005년부터 BSP 부총재 겸 통화안정 책임자로 일해왔다. 영국 런던정경대학(LSE) 출신인 그는 IMF에서도 일한 바 있다."기회가 주어진다면 BSP 총재로 일하고 싶다"고 밝힌 그는 자본시장을 발전시키고 돈세탁ㆍ테러자금ㆍ사이버범죄를 차단하는 게 향후 과제라고 지적했다.
◆안토니오 몬쿠파 이스트웨스트뱅킹 총재(58)=금융계에서 30년간 잔뼈가 굵은 그는 지난 10년 동안 이스트웨스트뱅킹을 이끌어왔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속한 민주필리핀당(PDP-Laban) 산하 정책 싱크탱크의 수장이기도 하다.미국 시카고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필리핀은행연합(BAP)의 수석 위원도 겸하고 있다. 1980년대 계엄령 아래 국가반역죄로 투옥된 바 있는 그는 평생 민간 부문에 몸 담아왔다.
◆페르펙토 야사이 외무장관(69)=5년간 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하다 2000년 조지프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당시 탄핵을 주장했다. 두테르테 대통령과 야사이 장관은 각자 다른 법대를 다녔지만 기숙사에서는 같은 방을 쓴 사이다. 야사이 장관은 2010년 부통령 후보로 나섰다 고배를 마셨다.이듬해 BSP는 당시 민영 방코필리피노의 이사였던 야사이를 문서위조 및 불법 대출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그는 "공직이란 공익재단"이라며 자기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뜻에 달렸다"고 밝혔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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