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여배우의 직설적 항변 '그런 일 없었다'

배우 이요원 똑부러진 성격으로 차가운 이미지
지각 논란에 '성격이 똑 부러지다보니 생긴 오해'
영화 '그래, 가족'으로 5년만에 스크린 복귀

배우 이요원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이미지 메이킹. 배우에게는 연기만큼 중요하다. 대중의 호감을 얻어야 그만큼 많은 작품과 광고에 출연할 수 있다. 그래서 적잖은 배우들이 미디어 등에 실제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일부는 리얼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연스럽게 연기하며 불편했던 이미지를 희석한다. 배우 이요원(37)에게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 성격이 내성적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포장하는데 익숙하지 않다. 그녀는 지난 8일 영화 '그래, 가족' 인터뷰에 20분 이상 지각했다. 기다리던 사람들에게 사과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한 기자가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차가 많이 막혔느냐"라고 묻자 이요원은 매니저에게 향해 언성을 높였다. "네가 대신 말해봐." 이틀 뒤 서울 삼청동 카페 웨스트19에서 이요원을 만났다. 그녀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했다. "소리를 지르지 않았어요. 이어진 질문에도 성실히 답했고요. 기사에 나온 대로 행동했다면 어떻게 인터뷰를 계속 할 수 있었겠어요. 성격이 똑 부러지다보니 오해가 생긴 것 같아요. 가식적으로 행동할 줄 모르거든요.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에게 직설적으로 얘기하는 건 아니에요. 데뷔 초에는 낯을 많이 가려서 인터뷰를 많이 하지 않았어요. 지금도 많이 긴장돼요."

영화 '그래, 가족' 스틸 컷

이요원은 자신을 가리키며 "인간관계가 넓지 않은 편"이라고 했다. 대신 "소수정예로 오래 간다"고 했다. 대중의 반응이 신경 쓰이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 "지적해주시는 것들을 모두 고친다면 연기관, 나아가 가치관까지 흔들릴 수 있어요. 절충하는 법을 찾아야겠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어요."그래, 가족에서 연기한 방송사 10년차 기자 오수경은 이요원을 많이 닮았다. 톡 쏘는 말투에 직설적인 화법을 사용한다. 주변 환경이 마음을 뾰족하게 만들었다. 아버지의 빚 때문에 첫 월급부터 차압당하는 등 집안에 돈이 필요할 때마다 지갑을 뺏긴다. 그 여파로 이혼까지 당해 가족과 인연을 끊는다. 이요원에게는 낯설지 않은 연기다. 드라마 '황금의 제국', '욱씨남정기', '불야성'에서도 도회적이면서 까칠한 인물을 표현했다. 그녀는 "여성 팬이 많이 생겼다"고 했다. "어렸을 때는 '캔디' 같은 여주인공이나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인물을 주로 맡았어요. 커리어우먼 등 주도적인 인물을 만난 건 얼마 되지 않았죠. 많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영화 '그래, 가족' 스틸 컷

오수경은 앞선 캐릭터들에 비해 허점이 많다. 인정받는 방송기자지만 대화 속에 전사(前事)로 소개될 뿐이다. 일하는 장면은 없다시피 하다. 방송국 사장의 비리를 폭로하는 이유도 정의와 거리가 멀다. 뉴욕 특파원 발령에서 밀리면서 억하심정을 품고 자료를 수집한다. 이런 약점은 배우의 연기로 해결될 수 없다. 언어 장애를 가진 어머니의 영상 편지를 보며 마음에 쌓였던 미움과 오해를 덜어내는 신이 대표적이다. 시종일관 냉소적이던 오수경이 처음으로 눈물을 흘리는데, 클로즈업샷과 풀샷에 담긴 표정이 제각각이다. 이요원은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했다. "인간적인 면을 부각한 샷이 꽤 있었는데 많이 편집됐어요. 그러다보니 감정의 흐름이 많이 끊어진 듯해요. 제작진과 대화가 잘 안 된 것 같아요. 제가 예민한 성격이라서 돌려 말한 것 같은데, 앞으로는 누구든 직접적으로 말해줬으면 좋겠어요. 아무리 상처를 받아도 결과물이 나쁜 것보다는 낫잖아요."그녀가 영화에 출연하기는 '전설의 주먹(2012년)' 이후 5년 만이다. 다소 시간이 걸린 이유는 단순하다. 캐스팅 제의가 많지 않았다. 이요원은 거리낌 없이 입을 뗐다. "시나리오를 많이 받는 편이 아니에요. 그래서 '이건 할 수 있겠다' 싶으면 바로 결정하죠. 그래, 가족도 그렇게 택했어요. 오랜만에 들어온 작품이라서 정말 열심히 촬영했죠. 흥행을 기대하진 않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해요. 오랜만에 충무로에 등장한 가족영화잖아요."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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