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차 촛불집회]'1박2일 40리를 걸어'…정경유착·비정규직 문제해결 촉구

강남에서 여의도, 광화문 찍고 청와대로…"최순실 게이트 연루 재벌들 반드시 처벌해야"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북단에 '1박2일 대행진'의 도착을 알리는 무대가 마련되고 참석자들이 공동 발언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이현주 기자] 꼬박 하루를 넘겨 40리 길을 걸어온 이들의 표정은 한파에도 아랑곳 않고 당차기만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수백억의 뇌물을 바치고 온갖 불법으로 수천배의 이권을 챙겨온 재벌들이 처벌받길 원하는 마음으로 겨울밤을 지샌 뒤였다.지난 10일 오후 3시 서울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 앞에서 출발한 '1박2일 16㎞ 대행진'은 11일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와 여의도 국회를 거쳐 오후 4시 광화문광장에 다다랐다. 이들은 잠시 후 6시부터 시작되는 본 집회에 합류한 후 청와대 행진을 끝으로 여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이번 행진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등으로 구성된 '새로운 세상, 길을 걷자 박근혜-재벌총수를 감옥으로 대행진 준비위원회'가 마련했다. 이들은 박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을 구속 처벌하고, 나아가 해고와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뜻을 모았다.광화문광장에 도착한 후에는 광화문 캠핑장부터 본무대까지 대나무 깃발을 1m 간격으로 늘어세우며 정경유착과 재벌세습 근절, 비정규직·노동개혁 철폐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행진에 참여한 김성민 유성기업 영동지회장은 "춥고 힘들었지만 지날 때마다 시민들이 응원해주셨다"면서 "도로 위를 걷는 상황에서 일부 통행에 방해가 됐지만 경적 소리도 한 번 울리지 않아 마음만은 춥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이 근무하는 유성기업은 현대자동차 부품사다. 그는 "노조탄압 문제가 처음 불거졌을 때만 해도 현대차와 우리의 단사 문제인 줄만 알았는데 이명박 정권부터 박근혜 정권까지 다 엮여 있었다"고 설명했다.삼성전자서비스지회 소속 오경선(여·45) 씨는 "같은 일을 하는데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이 여전히 심하다"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다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탄핵 결정과 특검 수사 연장을 촉구하는 '15차 촛불집회'가 열린 11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 종로 광화문광장에 모이고 있다.

전국대학생시국회의에서 활동하는 동국대 재학생 김예진(22·여) 씨는 "최순실 게이트 뒤에 있는 재벌들을 구속해야 한다는 뜻을 같이 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잘못한 사람들은 처벌하고 이제는 다른 세상을 맞이해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행진 대열에 함께 한 교사 박모(여·52) 씨는 "국민의 뜻이 왜곡되는 것 같아서 다시 나오게 됐다"며 "비록 집회에 나온 시민의 숫자는 적어졌지만 국민들의 생각은 여전히 똑같다"고 강조했다. 박씨의 대학생 아들 신모(21) 씨는 "개학하면 많은 대학생들이 나오지 못할 것 같다"면서 "하루 빨리 탄핵인용이 결정 나길 바란다"고 말했다.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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