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유제훈 기자]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 당시 선제적 대응을 보이며 야권 지지율 1위 후보가 되기도 했지만, 내림세로 돌아선 지지율이 좀처럼 반전의 계기를 찾지 못함에 따라 대선 출마의 뜻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박 시장은 "그동안 정말 대한민국을 새롭게 바꾸겠다는 열망으로 열심히 노력했지만,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잠재적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굳히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지만, 지지율은 좀처럼 요동을 치지 못했다. 그뿐만 아니라 구의역 사고 등 서울시 관할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등도 대선 가도를 어렵게 만든 요인이었다. 특히 촛불 정국 이후 이재명 성남시장의 경우 대중적 지지를 얻은 데 반해 정치적으로 유사한 입장을 취했던 박 시장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 결과 주요 여론조사 대선후보 주자군에 포함되지 않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박 시장 측은 향후 행보와 관련해 "아직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박 시장은 불출마 선언을 통해 당에 남을 것과 공동정부의 필요하다는 생각을 전했다. 일각에서는 박 시장이 당 지도부는 물론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던 것을 의식해 박 시장의 탈당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지만, 박 시장은 당원으로서 정권교체에 이바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박 시장은 "정권교체 이후 민주개혁세력의 단결을 통해 새로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해 야권 공동 정부를 위한 노력은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그동안 박 시장은 김부겸 민주당 의원과 함께 대선 경선규칙을 앞두고 야권 공동경선과 공동정부를 주장했다. 확실한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야권 단일 후보가 필요하다는 판단뿐만 아니라, 정권을 잡은 이후에도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정당 간 연합 정부를 구성하는 것인 필요하다는 입장 때문이다.박 시장의 사퇴로 뒤늦은 감은 있지만 야당 지도부 내부에서도 공동정부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야권 통합이 안 된다면 공동정부 구성, 연립정부 구상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야권 분열로 정권교체에 실패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이 대선 경선에서 빠짐에 따라 향후 대선은 더욱 속도감 있게 전개될 공산이 커졌다. 민주당 대선 경선은 문 전 대표가 절대적으로 앞서가고 다른 후보들이 뒤를 쫓는 구도로 전개됐다. 박 시장은 그동안 문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지만, 경선에서 이탈함에 따라 다른 후보들이 문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는 구도가 짜일 공산이 커졌다. 문 전 대표와 다른 후보들간의 대결 구도가 보다 본격화될 전망이다.한편 민주당은 이날부터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받기 시작했다. 최성 고양시장이 가장 먼저 등록을 한 상태로 문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도 조만간 등록을 마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과 유사한 입장을 취해왔던 김 의원은 아직 경선 참여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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