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설 명절에 듣기 싫은 말로 취업준비생들은 '취업 문제'를, 직장인들은 '결혼 관련 언급'을 꼽았다. 또 10명 중 8명은 덕담을 건네기 조심스러워 부담스럽게 느껴진 적이 있었다고 답했다.취업포털 '사람인'의 설문 조사 결과 취업준비생(구직자 312명)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은 '취업은 했니?(20.8%)', 직장인(615명)이 듣기 싫은 말은 '사귀는 사람은 있니? 결혼은 언제 할래?(28.9%)'였다. 취준생들은 특히 '어떻게 먹고 살래?(11.2%)', '네 나이가 몇인데(9%)', '누구누구는 대기업 들어갔다던데(8%)', '너무 고르지 말고 아무데나 들어가(6.4%)' 등 취업 부담을 주는 말에 거부감이 심한 편이었다.직장인들도 '월급은 얼마야?(17.7%)', '모아놓은 돈은 있니?(8.6%)', '앞으로 어떻게 살지 계획은 있니?(6.7%)' 등 결혼이나 출산, 집 마련 관련 언급이 듣기 싫다고 답변했다.응답자의 52.8%는 실제로 명절 때 가족이나 친지들의 말로 인해 상처받은 경우가 있었다. 이 때문에 명절 귀성이나 가족모임을 피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도 47.1%에 달했다.'잡코리아'가 취준생 154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취준생의 90.9%, 직장인의 89.6%가 관심을 표현하는 덕담이 상대방에게 잔소리가 되거나 불편할 수도 있다는 데 동의했다. 또 친지모임에 참석했던 응답자 2명 중 1명은 좋은 마음으로 건넨 덕담과 조언에 오히려 마음이 불편해지는 경험을 겪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전문가들은 타인의 충고나 지적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들이 명절 덕담 한 마디에 팍팍한 자신의 현실을 재확인하면서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기 마련이라고 지적한다. 양윤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이에게는 무조건 '잘 될꺼야' 식의 응원보다는 '요즘 다들 경기가 안좋다고 난리인데 취업하려니까 더 힘들지?'와 같은 부분적인 지지를 표현해 주는 것이 마음을 더 편하게 해준다"고 조언했다.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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