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 결과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재계는 안도하면서도 향후 수사와 향후 재판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경제단체와 복수의 재계 인사들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 소식을 듣고 "사법부가 국가경제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불구속수사를 한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그동안 제기된 모든 의혹과 관련해 정당한 사법절차를 통해 잘잘못이 엄정하게 가려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영계를 대표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논평을 내고 "이번 불구속 결정은 법원이 사실관계를 신중히 살펴 법리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고 본다"면서 "모쪼록 삼성그룹과 관련해 제기된 많은 의혹과 오해는 향후 사법절차를 통해 신속하게 해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다른 경제단체의 한 임원은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그룹에 대한 오해가 있다면 명확히 해소되기를 바란다"면서도 "의혹이 제기된 배경에는 정치적 강요 분위기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진 측면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경제단체와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범죄혐의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속수사는 신중히 검토돼야 하며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면 불구속 수사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삼성전자가 글로벌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삼성의 총수역할을 해온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은 삼성은 물론 재계와 한국경제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53개 대기업들도 조금이나마 안도하는 분위기다. 관련 기업 한 임원은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됐다면 다른 대기업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 부회장의 영장기각의 상징성을 감안하면 다른 대기업의 수사와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재계에서는 미르·K스포츠재단의 출연의 성격과 배경을 놓고 검찰과 특검의 상반된 접근에 당혹스러워했다. 특검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삼성그룹이 출연한 204억원을 제3자 뇌물 액수로 산정했다. 2015년 10월과 2016년 1월에 각각 설립된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기업은 모두 53개, 액수는 774억원에 달한다. 검찰은 재단 출연이 박근혜 대통령과 최씨 등이 공모해 기업들을 압박한 결과물로 보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강요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특검은 개별 기업의 경영 현안 해결과 출연금 제공 사이에 대가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자가 수사를 받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수십년 간 쌓아온 브랜드 가치가 하락됨은 물론, 기업의 존망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여기에 더해 구속수사로 이어진다면 해당 기업은 물론, 우리 경제의 국제신인도가 크게 추락해 국부 훼손으로 이어질 우려가 컸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삼성은 물론 다른 그룹에 대해 특별검사의 수사가 진행되고 입증되지 않은 많은 의혹들이 불거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매우 안타깝다"면서 "이미 삼성과 주요 그룹을 대상으로 소환과 조사, 압수수색, 체포, 구속 등의 과정에서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 게 사실이다. 엄정한 수사를 하되 경제적 파장을 최소화하고 기업을 비롯한 경제주체들이 본연의 역할에 다시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한 수사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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