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영장청구] 충격·침통 삼성 임직원들..'악몽이 현실로'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삼성 직원들은 "설마 했던 일이 벌여졌다"는 반응이다. 계열사 사장·임직원 인사, 사업계획 수립 등은 물론 삼성의 성장 동력이 당분간 멈춰설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6일 이재용 부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대가로 최순실씨 모녀에 승마 관련 지원을 한 혐의다. 삼성 총수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번이 첫 번째 사례다. 삼성그룹은 지난 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조성의혹 사건 때도 도마위에 올랐고, 당시 이건희 회장이 소환조사를 받았지만 불구속 상태에서 받은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을 뿐 구속영장이 청구되지는 않았다. 지난 2008년 조중웅 특검의 삼성 비자금 수사때도 이건희 회장이 배임과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기소되기는 했지만 역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을 뿐이다. 당시 삼성전자 전무였던 이재용 부회장도 조준웅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았지만 역시 구속영장이 청구되지 않았다.이에 삼성 직원들은 "설마했던 일이 벌어졌다"는 반응이다. 한 계열사 직원은 "직원들 사이에선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을 피의자로 소환하는데 그치고 영장 청구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며 "직원들로선 예상치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삼성 직원으로서의 자부심이 떨어졌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다른 계열사 직원은 "삼성 직원들은 삼성인으로서 자부심이 큰 편인데 이번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영장청구로 '범죄 기업'의 일원이 된 느낌"이라며 "최태원 SK회장 구속 시 직원들이 느꼈던 상실감이나 좌절감과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등판하면서 올 한해가 '신사업 추진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비껴나갔다는 평이다. 삼성 계열사 한 임원은 "임직원들 사이에선 그동안 계열사들의 지속적인 사업 정리한 끝에 올해는 드디어 뭔가를 시작하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컸다"며 "이번 영장 청구로 당분간 사업 성장 동력을 잃게 되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삼성그룹은 비상 태세에 돌입하게 됐다. 실제로 삼성은 글로벌 기업 하만 인수합병 추진, 지주회사 전환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해 한 달째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야심차게 추진한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후 첫 작품인 9조6000억원 규모의 세계 1위 전장(電裝)기업 하만(HARMAN) 인수와 관련해 지난달 하만의 주요 주주인 한 미국계 헤지펀드가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달 초에는 소액주주들도 합병에 반대하는 집단소송을 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중요한 결정들은 줄줄이 미뤄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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